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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강의 도중. 악마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최인훈의 '광장'에서 이명준이 악마가 되려고 작정해던 그 장면에 이어.
교수님 말씀은 한국 사회에 많은 악마가 있었지만 소위 동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으로 수많은 악마가 탄생했다는 것이고, 내 생각을 보태자면 악마는 계속 자식들을 싸질렀다.
자본주의 사회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고, 만화 속의 악마는 귀여워지기까지 한다. 친근한 악마. 악마의 성장은 신의 성장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신이 커지고 강해질수록 악마도 커져야 한다. 악마를 두려워하는 만큼 신을 경배하도록. 악마를 잉태한 수많은 한국인들이 기독교에 빠져드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원죄를 따지지 않아도 너무나 명백한 자신들의 죄악. 죄마저도 셈이 되어 그다지 반성하는 것 같지 않은데 교회에서 찬양하는 것으로 천국행 티켓을 거머쥐었다고 오산하는 그들.
김승옥 전집 맨 처음엔 김승옥이 직접 쓴 글이 있다. 그는 80년의 충격을 하나님을 통해 극복했다고 한다. 그는 철저한 전도자다. 나름 학식있고 명망있었던 작가라 자부해서인지 꽤 자제한 흔적은 보이지만 누구나 말하는 모습 그대로 신을 직접 봤다는 고백엔 실소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의 작품이 무신론자에서 신을 믿는 길로 가는 도정이 될 수도 있다니 직접 읽고 확인해보리라.
최근 일본 영화, 드라마, 만화계에는 게임이 난무한다. 게-무야라나이? 카미니나루. 신이 된다지만 악마가 되는 것이다. 타인의 고통을 잔인하게 즐기는 악마. (있는지 모르지만) 인간의 본성을 시험하는 과정을 통해 악마들은 또 다른 악마를 만들어낸다. 사람들은 자신 속의 악마를 보며 놀란다. 악마 혹은 괴물. 몬스터는 누구에게나 잠재되어 있다. 당연하지 않을까? 자신의 생명을 지키자면 다른 시각에서 봤을 때 악마같은 일도 서슴지 않을 수 있을 꺼다. 그렇다고 정당화되기는 어렵지만.
신과 악마의 변증법은 결국 공생의 길이다. 존재하지 않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 악마를 일깨워 실재하는 인간들을 갈취하는 잔혹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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