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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하루였다.
거의 일년 만의 소개팅이 낮에 있어서는 아니고 요즘 생활 패턴 탓에 새벽에 잠들었다. 그나마도 누웠다가 바로 잠이 안 와서 짧지 않은 선우휘의 불꽃을 다 읽고 나서야 겨우겨우.
아침에 일어나도 책은 그닥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소개팅에 대한 기대가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이번에도 안 좋은 예감이 있긴 했다. 반드시 현실화되고 마는.
결국 상대방은 아버지의 결혼 성화 때문에 최선을 다했다는 표를 보여주기 위해 억지로 자리에 나왔던 것이고, 나는 11월의 하루를 결코 사귈 수 없는 여성과 보낸 셈이다.
만나기 전의 편견이 있었으나 의외로 과격해서 부유층 자제에 대한 내 관념이 꽤 잘못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보쌈을 먹은 저녁시간의 출발은 좋았으나, 주변 사람들과 신세 한탄으로 이어진 저녁 시간은 허무하게 지나갔다. 내일까지 봐야할 책도 제대로 못 읽고, 안 읽고.
그래서 결국 방금 다 본 The Mist로 하루를 마치고 있다. TP인들의 추천으로 보았는데 버러지들이 잔뜩 나와서 뭐야 했더니 스티븐 킹 원작이다. 순간 납득이 가고, 영화가 봐줄만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꽤나 친숙한 설정이 많아 새롭다는 느낌은 없다.
Another same fall을 벗어나나 했건만 so far so bad다. 정신 수양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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