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 of the worlds 시즌2 피날레

보는 이가 많지 않은 듯한 이 시리즈가 끝이 났다. 왜 이렇게 주요 캐릭터를 죽여버리나 했는데 시리즈를 끝내기 위해서였나 보다. 많은 비밀이 드러난 상태에서 마지막 두 개 에피소드를 이어봤다.

핵심은 외계인이 지구인과 같은 혈통이었다는 것이고, 에밀리와 사샤가 외계인의 이브와 아담이었고, 어떤 타임루프가 생성되어 외계인 때문에 에밀리와 사샤가 우주선에 탈 운명이었다는 것이다. 마치 터미네이터 시리즈처럼 이해할 수 없는 시간여행의 고리가 생성된다. 에밀리와 사샤가 또 다른 인류의 조상이 되기 위해선 그들의 후손이 만든 우주선에 타야하는데, 애초에 그런 인류가 어떻게 생겨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

더 놀라운 건 이 또 다른 인류가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만큼 우주선과 어떤 공식? 방식?을 통해 지구인도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그것이 이 시리즈의 결말을 이끈다. 빌 워드 박사를 연기한 가브리엘 번이 우주선에 들어가 어떤 조작을 하자 시간이 외계인들 침공 직전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그 우주선 속에 탔던 외계인들도 함께 과거로 돌아갔다. 빌은 시간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에밀리를 죽이게 된다. 다른 캐릭터들은 외계인이 침공한 미래이자 과거를 대개 기억하지 못 하는데 함께 싸웠던 한 캐릭터는 꿈 속에서 그 미래/과거를 본다.

그래서 모든 것이 잘 된 것처럼-물론 빌 워드는 살인 혐의로 체포된다- 보이지만 외계인들의 존재가 느껴질 때 들리던 거친 숨소리 같은 것이 배경음으로 깔리며 어두운 그림자를 던진다.

타임루프의 형성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보기에 이 시리즈에 큰 의미를 두고 싶지는 않다. 위에 언급한 한 캐릭터가 꿈 속에서 외계인과 전투하던 걸 보았듯이 시리즈 자체가 하나의 악몽처럼 느껴진다. 병으로 시력을 잃은 에밀리와 선천적인 병을 가진 위험한 소년인 사샤의 결합으로 생겨난 또 하나의 인류는 의도적으로 빌 워드를 악마로 보고, 현재 인류를 무조건 적대시했다. 그것은 특히 사샤의 성격과 생각이 후대에 이식된 걸로 보인다. 근친상간 혹은 오빠의 성폭력의 결과 태어난 사샤의 저주가 인류에 해악을 끼치는 이야기일까. 빌 워드의 과거여행으로 인한 시간 리셋은 빌 워드의 꿈, 시리즈 전체의 맥락으로 보자면 좋은 꿈 같았다.

만약 타임루프를 인정한다고 하면 우주선이 여러 개 있을 또 다른 인류가 빌이 에밀리를 죽이지 못 하게 또 다른 과거 여행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혹은 멀티버스로서 여러 우주가 다른 결과에 따라 진행되지는 않을까?

시즌1은 흥미로웠지만 시즌2는 덜 재미있었다. 작년에 봤던 노멀 피플의 여주인공 데이지 에드가-존스를 한동안 못 알아본 게 기억할만한 점이기도 했다. 그녀는 앤드루 가필드와 FX 및 훌루에서 방영될 새 드라마에 출연한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