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어 오브 이스트타운이 7편만에 종영하였다. 1편을 보며 캐스팅은 화려하지만 뻔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 회의적인 생각도 들었다. 비슷한 시기에 방영된 더 네버스에 비하면 재미있긴 했다.
이 시리즈는 에린을 누가 죽였는가가 가장 주목을 끄는 점이었고, 팬들의 많은 추측이 나왔는데 결국 진범은 라이언으로 밝혀졌다. 피날레 에피소드의 초반은 낚시하러 떠난 두 형제의 실랑이를 통해 라이언의 아버지인 존이 명백한 범인인 것처럼 연출되었다. 지난 편에서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연출된 빌리는 역시 처음부터 범인이 아니라고 선언되었다. 존의 혐의는 그가 DJ의 진짜 아버지라는 점이 밝혀지며 명확한 것처럼 보였다. 존이 범인임은 모두가 납득할만했지만 범행에 사용된 권총에 대한 미스터리는 풀리지 않았다. 권총은 매우 특별한 모델이었는데 존이 어떻게 그걸 얻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형은 집행되었고, 모든 것이 이대로 정리될 수 있었다.
존이 감옥에 들어간 이후 메어는 1편이 시작할 때 방문했던 노부부의 집에 다시 방문하며 진실을 밝혀낼 중대한 단서를 얻게 된다. 할아버지가 전직 경찰이어서 범행에 사용된 총을 가지고 있었고, 그 집에 잔디를 깎으러 드나들던 라이언만이 그 총을 만질 수 있는 또 다른 인물이었다. 이 할아버지는 부인의 사망으로 경황이 없고, 어린 라이언이 총을 훔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상상을 못 했던 듯 하다. 결국 진범이 드러났다. 메어가 노부부 집의 cctv를 활용한 장면처럼 드라마에서 주요 출연진들을 잘 활용하여 시작과 끝을 연결지어 마무리지은 방식은 훌륭했다.
하지만 존, 빌리에 이어 라이언까지 감옥에 가며 메어의 친구인 로리는 오열하고 메어에게 분노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라 피날레 에피소드는 메어가 로리와 화해하고 마침내 아들이 자살한 다락을 향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여러 미스터리들이 밝혀졌는데, 피날레 에피소드에서 딜런이 그렇게 나쁜 녀석이 아닌 것처럼 그려진 건 의외였다. 한동안 딜런은 작은 범죄조직의 우두머리인 것처럼 악하게 그려졌다. 존이 의도한 것처럼 딜런 일행이 에린을 살해했을 거라는 인상을 끝까지 주려는 효과였다고 인정할 수는 있지만 지나친 변화로 느껴져 아쉽다. 무언가 놓친지 모르겠지만 권총의 주인인 할아버지는 권총이 사라졌다가 돌아왔다고 말했는데, 라이언은 범행 당일에 권총을 훔쳤다가 그 날 다시 가져다놓았다. 할아버지는 어떻게 사라진 걸 알았던 것인가?
조금 전 레딧에서 훑어보니 현재는 에린을 동정해야한다, 에린은 불과 14세 때 존과 잔 것이고 이것은 어떻게 봐도 강간이라는 주장이 가장 화제의 글이다. 최종편을 보며 간과했던 점인데 존은 당시 에린과 자신의 관계를 합의에 의한 것으로 그려냈지만 돌이켜생각하니 이는 범죄자의 자기합리화가 가득한 일방적인 설명일 뿐이었다. 존으로서는 동생 빌리나 자신이 죽으며 라이언이 범인임을 숨기려했고, 그 방법이 실패하자 자신이 모든 범행을 했다고 자백하는 방식을 취했다. 우리나라 법에서도 비슷한 것 같은데 미국에서 아무리 합의가 있었다고 해도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는 처벌을 받고, rape으로 명명된다.
지난 주부터 범인으로까지 지목되었던 로리는 드라마가 끝난 이후에도 많은 욕을 먹고 있었다. 메어에 대한 비판도 여전했다. 그녀가 손자의 친모(정식 가족관계는 아니지만 며느리라 하겠다)를 함정에 빠뜨려 양육권을 지키려던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 최종편은 친모가 약물 중독 증상으로 결국 양육권을 넘기며 메어의 범죄를 정당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메어가 비록 친구의 가족들을 감옥에 넣었을 정도의 정의감은 있을지라도 그녀의 정의가 자신의 가족을 향할 때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기에 위험하다.
이 드라마는 모든 인간들의 결함을 이야기하고 있고, 작은 동네에서 범죄가 일어났을 때 모두가 겪는 죄책감, 불편을 말한다. 메어의 어머니(진 스마트가 연기하는데 그녀는 와치맨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현재 메어 오브 이스타타운과 핵스까지 두 편의 hbo드라마에 출연한다. 놀랍게도 두 드라마는 방영시기가 겹치는데 역대 hbo 드라마 중에 이런 일이 있어나 싶다)는 남편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메어에게 많이 배설했음을 인정했고, 자기는 스스로를 진작에 용서했다는, 메어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을 했다. 그녀의 도덕은 단순한 자기합리화라기보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죄책감에 시달리는 메어에게 너는 잘못이 없다고 위로하기 위함이었다. 드라마에서는 메어가 케빈에게 잘못한 점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결국 뉴욕으로 떠나는 시오반은 어머니인 메어 덕분에 이스트타운이 살만하다고 위로했다. 메어는 자식의 자살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결국 어느날 아침 극복해낸다. 피하기만 해서는 안 되고 할 수도 없다. 마치 그녀가 노년에 아내를 잃은 할아버지를 위로하듯 거대한 상실 이후에도 삶은 이어지고 해야할 일들이 있고 그러다보면 어떻게든 적응해서 살아가게 된다. 드라마의 마지막 신은 분명히 그녀가 케빈의 자살을 극복하는 장면을 의도한 것이 분명하지만 아주 잠깐 메어가 아들처럼 자살하는 것은 아닐까 두렵기도 했다. 카메라는 그녀가 올라가는 장면만을 보여주기 때문에 무슨 일이건 일어날 수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상 메어가 죽지는 않을 터이다.
가이 피어스는 기대와 달리 짧게 출연했다. 그는 메어가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그러나 1년짜리 강사?자리를 위해 다른 지역으로 훌쩍 떠난다. 메어가 너무 의지할 만한 캐릭터를 없애고 메어가 스스로 자식의 죽음을 극복할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 같다. 재미있게도 가이 피어스가 이삿짐을 싣게 되는 그 자동차가 가이 피어스의 출세작이라할만한 메멘토의 그 자동차와 동일한 모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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