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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orary

데몰리션, 제로니모, 글랜개리 글렌 로스

by wannabe풍류객 2021.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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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작인 데몰리션은 남녀 주연배우인 제이크 질렌할과 나오미 와츠가 모두 좋아하는 배우들이라 분명 봤을 테고, 이번에 보니 눈에 익은 장면이 몇 개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처음 보는 영화 같았다. 아마 덜 집중해서 봤던 영화 중 하나였던 모양이다. 미국 금융계에서 잘 나가는 젊은 남자가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었지만 전혀 슬픔을 느끼지 않는 듯한 와중에 병원의 고장난 자판기에 대한 불만 사항을 자판기 회사에 편지로 보내며 고객 응대를 하던 여성과 점점 가까워지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 여성, 즉 나오미 와츠가 연기한 캐릭터와 사랑에 빠지고 육체적 관계로 발전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경제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였던 주인공은 철거 현장에서 돈을 줘가며 인부로 자발적인 전락을 감행하고 집을 부수며 쾌감을 느끼고, 사물들의 원리를 알기 위해 온갖 것들을 해체하고, 나중에는 자신의 집을 부수기에 이른다. 그는 돈을 많이 벌었지만 공허했던 시절과 결별하면서 인간성을 되찾는 듯하다. 그는 아내를 별로 사랑하지 않는다고 자랑했지만, 아내의 죽음이 그에게 영향을 크게 미쳤음은 처음부터 자명했고(다만 울음이 터지지 않았을 뿐) 숨겨둔 감정을 드러낼 수 있게 된다. 

 

제로니모는 유명한 인디언 전사로, 오래 전에 일본 드라마에서 본 적도 있고, 여러 번 영화를 비롯한 창작물로 다시 재현되어왔다. 사실상 제로니모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본 것은 이 작품이 처음이었다. 미국을 차지한 유럽 출신의 백인들과 토착민인 인디언의 관계는 흔히 인디언이 문제가 있는 식으로 묘사가 된 적이 있었다. 그것이 옳지 않다는 것은 동의가 된 듯 했고, 이 작품에서도 비난의 수위는 미국 군인들에 더 높게 가해진다. 그렇지만 어린 맷 데이먼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걸 제외하면 그렇게 인상적인 장면은 없었다. 

 

글랜개리 글렌 로스는 알 파치노, 알렉 볼드윈, 에드 해리스 등 여전히 유명한 배우를 비롯하여, 이제야 유명해진 조내선 프라이스의 젊은 시절을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봉 당시 리뷰들을 보면 잭 레몬의 연기가 가장 화제를 모았던 것 같다. 사실 알 파치노의 분량이 그다지 많지는 않았고, 알렉 볼드윈은 단 한 번 등장할 뿐이다. 볼드윈의 재수없은 캐릭터 연기도 호평을 받았다는 평가가 남아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많은 호평에도 불구하고 잘 이해가 가지도, 공감이 크게 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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