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이유에선지 이 작품에 드라마 걸스로 유명한 리나 더넘이 참여했다고 한참을 오해했다. 20대 청춘의 막장 사랑 이야기가 포함된 드라마라서 그 잘못된 정보가 왠지 납득이 됐다. 그런데 자꾸 보다보니 이게 미국이 아니라 영국 배경이네? 리나 더넘이 영국 배경의 투자 은행 이야기를 왜 썼을까 고민하던 차에 다시 찾아보니 리나 더넘은 전혀 이 작품과 관계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HBO의 이 드라마는 영국 배경의 이야기다. 거의 증권사 같은 투자 은행 이야기라서 몇 가지 디테일을 빼면 미국 배경이라고 해도 이상치 않았다. 그렇지만 고객들의 투자를 유치하는 내용의 비중이 크지도 않다. 대부분은 몇 명 캐릭터의 개인사와 그들의 회사에서의 인간 관계가 주를 이룬다. 그런데 특히 성생활에 대한 묘사가 적나라하고 일반적으로 말하는 변태적 측면도 있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마약과 술, 가벼운 성관계 등은 영국 청춘들의 사생활에 대한 지적일 수도 있고, 막대한 금액의 고객 돈을 주무르는 자들의 실태가 얼마나 엉망인지에 대한 비유이기도 하다. 피어포인트라는 가상의 이름을 가진 은행에 있는 캐릭터 대부분은 문제적이다. 주인공인 몇 명의 신입 직원은 물론이고 그 상급자들도 모두 도덕적 결함을 갖고 있다. 고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마치 금융 자본주의의 상류층을 이루고 움직이고 있는 이들이 모두 문제가 있으며 이렇게 가서는 희망이 없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제목이 인더스트리인 이유도 한 은행, 어떤 직원들의 문제가 아니라 이 산업 전체의 구성원이 모두 어딘가 잘못 되었다는 의미를 내포한 듯 하다.
신입 직원이 미친 듯 야근을 하다가 극단적 선택을 해도, 상사가 어린 신입 직원을 회의실에 감금하다시피 하며 다그쳐도 모두 침묵된다. 물론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어떤 회사라도 법률팀, 홍보팀에서 사내의 안 좋은 일들이 밖으로 새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구조가 형성되면 도덕 관념은 무뎌지고 비현실적인 급여를 받는 것으로서 자기 정당화를 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재미있게도 정직원이 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서 신입 직원들은 모두 문제가 있었는데 거의 다 구제가 되는 것 같다. 다음 시즌이 있는 것일까?
다시 찾아보니 리나 더넘이 정말 참여했다. 단지 1편의 감독, 제작에만 관여해서 나중 에피소드를 볼 때 이름이 보이지 않아 관여를 안 한 것으로 착각했던 모양이다. 또한 리나 더넘의 위키피디아 페이지의 필모그라피에 인더스트리는 적혀있지 않은 것도 오해에 크게 기여했다. 여전히 인더스트리가 포함되어있지 않다. Lena Dunham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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