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Undoing은 매우 실망스럽게 끝났다. 어린 아이를 살인마로 그릴 수도 있었고, 그런 암시를 끌고 갔지만 결국 휴 그랜트가 범인이었다. 그는 정말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고, 단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떠받들고 사랑해주는 것을 즐길 뿐 실제로는 공감 능력이 없다시피하다. 물론 24시간 그런 사람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진작에 감옥에 갔을 것이다. 정체성의 절반 혹은 그 이하로는 전혀 딴 사람처럼 행동할 수도 있는 사람이거나, 어떤 영역에 있어서는 감각이 무딘 사람으로 보인다. 살인 동기라는 것도 엘레나가 자신의 아내에게 너무 접근하여, 자신이 지키려고 하는 가정의 영역의 경계에 침입하려는 위기 의식이었다. 너무나 전통적인 이유라서 당황스러울 정도이다.
제목인 언두잉은 이번 에피소드에서야 그 의미가 드러난다. 니콜 키드먼이 그동안 남편을 제대로 안 보는(언 시잉) 등 자기합리화에 빠졌던 부분에 대한 것이고, 정반대로 그동안 감았던 눈을 뜨고 남편을 감싸기를 멈추는 언두잉이기도 하다. 또한 휴 그랜트가 도주하는 동안에도 살인을 저지를 때의 나는 다른 사람이었다는 식의 합리화를 하며 언두잉이라는 말을 썼다. 이미 전 국민으로부터 지탄받고 망신을 받은 그는 자살 기도를 연이어 하게 되는데 절망적인 인간의 삶에 대한 언두잉 시도라 하겠다.
텔레비전 버전의 파고 시리즈는 퀄러티가 나쁘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막 빠져들게 되지도 않는 드라마다. 11편으로 끝난 이번 시즌4는 1950년대 초반 유대인, 이탈리아인, 흑인 갱스터 집단들의 충돌을 다루고 있다. 인디언 캐릭터까지 더해 미국 현대사의 축소판을 그리겠다는 야심을 처음부터 숨기지 않았는데, 그간의 시리즈처럼 많은 캐릭터들이 죽게 된다. 제시 버클리 캐릭터는 큰 활약없이 죽어버렸다.
드라마의 엔딩 장면이 그나마 흥미를 끄는데, 죽은 줄 알았다가 살아돌아온 아들 마이클이 커서 이전 파고 시리즈에 나온 캐릭터로 성장한다는 명확한 암시가 나온다. 누군지 기억이 나지 않아 찾아보니 시즌 2에서 나온 마이크 밀리건이라고 한다. 비교적 착한 어린이였던 마이크는 아버지를 포함한 수많은 이들의 비참하고 비정한 죽음을 목격한 후 어른이 되어 범죄 집단을 이끌게 되는 것이다.
작가의 인터뷰 링크를 걸어두고 마친다.
www.hollywoodreporter.com/live-feed/fargo-season-4-finale-explained
www.denofgeek.com/tv/fargo-season-4-post-credits-scene-explai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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