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와 코로나19 같은 대형 사건들 때문일까 아니면 축구계로 한정하면 맨시티에 대한 강력 징계 때문일까, 리버풀이 드디어 졌음에도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 하고 있다. 지나치게 긴 승리 혹은 무패 행진에 무덤해진 탓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리버풀의 우승을 흔드는 상황은 아직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밤 인터넷에서 리버풀과 왓포드 경기에 대해 자꾸 아스날이 언급되곤 했다. 가령 트로이 디니가 아스날 선수라는 식이다. 다름 아니라 아스날의 연속 무패 경기 기록이 49인데 리버풀이 이미 44까지 따라왔기에 기록이 깨질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강등권의 왓포드와의 대결이라면 리버풀이 적어도 패하지는 않으리라는 예상이 일반적이었을 것이다.
더구나 전반전에 가장 눈에 띄는 선수인 데울로페우가 장기 부상을 당한 것으로 보이며 경기장을 떠났기에 리버풀이 무승부나 승리를 기록하리라는 전망은 유지되었다. 하지만 리버풀은 쓰로인 전담 코치를 둔 팀이라는 점이 무색하게도 오히려 왓포드의 쓰로인 상황에서 실점하고 말았다.
트로이 디니는 왓포드가 그리고 자신이 반 다이크 대신 로브렌을 타겟으로 삼았다고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말했다. 어떤 팀도 반 다이크를 리버풀 수비의 취약점으로 파악하고 경기 계획을 짜진 않을 것이다. 작은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 않은 조 고메즈 대신 오래간만에 리그 경기에 투입된 로브렌은 이 경기로 많은 비판을 다시 받았고 여름 이적 시장에서 나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대부분 경기 후 기사들은 로브렌이 못 했지만 다른 선수들 대부분이 못 했다고 썼다. 자세한 분석 기사는 아직 못 읽었고, 대개는 오늘은 리버풀이 날이 아니었다는 식으로 서술했다. 아놀드도 큰 실수를 했고, 파비뉴도 안정적이지 않았다. 알리송도 잘했다고 볼 수는 없다.
어떤 기자는 윈터 브레이크의 역설을 이야기했다. 지친 선수들을 위해 FA 컵에 아이들을 보낸다는 비난까지 감수하며 겨울 휴가를 챙긴 클롭인데 오히려 휴가 이후 팀의 경기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체력적인 회복이 되었는지 몰라도 팀의 리듬은 깨졌다.
한국에서 매일 수백 명씩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는 와중에 왓포드 원정 패배는 전혀 중요한 일도 아니다. 최소 몇 달 간은 스포츠 경기 자체가 열릴 수 있다는 것도 감사히 여겨여 할 상황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내가 병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기뻐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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