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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리버풀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

by wannabe풍류객 2019.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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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토트넘 선수로서 뛰어서 유난히 우리나라에서 주목을 끌었던 2018-19 챔피언스 리그 경기가 리버풀의 승리로 끝났다. 이런 경기에서 리버풀을 응원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일 수 있지만 스포티비에서 마련한 단체 관람 행사장면을 보건대 이제 그런 걱정은 덜 해도 되는 것 같다.

 

솔직한 심정을 적으면 이번 경기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너무 아쉽게 리그 우승을 놓쳤기 때문이었을까? 내 삶이 축구에 대한 관심을 수년 전처럼 기울이도록 놔두지 않은 면도 크다. 경기 전 스포티비의 해설자들은 대개 리버풀이 객관적으로 앞선 전력을 갖고 있지만 단판 승부에서는 무슨 일이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런 멘트를 듣기 전에는 그런 생각 자체를 안 하고 살았던 걸 깨달았다. 리그 순위로 보나 리그 승점으로 보나 이번 시즌 상대전적을 보나, 챔피언스 리그 참여 경력을 보나 리버풀은 모든 면에서 앞서 있었다.

 

실제 경기 결과도 리버풀의 2:0 승리였다. 많은 이들이 재미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나도 동감하는 바였다. 두 팀 모두 준결승까지의 잘 짜여진 경기를 하지 못했다. 특히 리버풀은 시즌 내내 이어온 안정된 수비를 기반으로 한 경기 운영을 계속했다. 특히 전반전 1분도 지나지 않았을 때 선언된 pk와 이어진 살라의 득점으로 경기에 대한 긴장감은 초반부터 이완되었다. 몇 번 위협적인 슈팅이 양팀에서 나왔지만 골로 이어질 듯한 위협감을 느끼는 일은 별로 없었다. 오히려 후반 막판 이번 시즌 매우 중요한 결승골을 많이 넣은 오리기가 2:0을 만드는 골을 이상하리만큼 쉽게 성공하여 경기를 마무리했다.

 

토트넘 선수들이 실망한 표정을 짓는 것도 리버풀 선수들이 챔피언스 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는 장면도 매우 이상할 정도로 현실감이 없게 느껴졌다. 그 어려운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이 선수들이 해냈다? 뛰어난 선수들이 많지만 소위 수퍼스타라고 할 선수는 없는 이 리버풀은 지난 준결승에서 메시가 이끈 바르셀로나를 무너뜨린 것이 상징적으로 대변하는 것처럼 집단의 힘, 단결력의 성과를 보여줬다. 이제 남은 것은 미꾸라지처럼 자꾸 손에서 벗어나는 리그 우승의 차례다. 과르디올라와 석유 자본의 맨시티가 여전히 버티고 있고, 다음 시즌엔 이번처럼 리그에서 운이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비현실적인 챔피언스 리그 우승이 현실이 된 것처럼 맨시티가 버티는 리그에서조차 비현실의 현실화는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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