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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멤피스 데파이, 리버풀이 원하지 않았다?

by wannabe풍류객 2015.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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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첼시와의 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었던 언론 인터뷰에서 로저스 감독의 말이 구설수에 올랐다. 로저스는 최근 맨유 이적을 확정한 PSV의 윙어 멤피스 데파이에 대한 질문에 대해 리버풀은 선수 영입에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불과 지난 달에도 사실상 관심을 인정했던 로저스였고, 무엇보다 리버풀이 정식으로 선수와 대화까지 한 마당에 영입에 관심이 없었다는 것은 단적으로 말해 거짓이다. 특히 로저스는 관심을 가진 적이 없다는 식으로까지 말했던 것이다.


이 점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흥미롭게도 맨유의 판 할 감독은 데파이를 지금 그러니까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영입한 이유를 파리 생제르망의 관심에서 찾았다. 원래는 여름이 되고 나서 데려올까 싶었는데 지체하다간 파리로 갈 것 같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레뀌프는 며칠 전 보도에서 파리가 데파이보다는 빅 네임을 영입할 생각이라 당장 선수 영입에 열을 올릴 것 같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며칠 전까지 언론 보도에 따른 상황을 보면 PSV 단장의 입을 통해 리버풀, 파리가 맨유보다 데파이 영입에 한 발 앞서 있었다. 그런데 파리는 데파이를 당장 영입할 생각은 없었고, 맨유도 비슷한 상황으로 보였다. 달리 말하면 리버풀이 가장 선수 영입에 근접한 클럽이었어야했다. 하지만 갑자기 판 할과 데파이의 일대일 대화가 이루어지고 곧이어 이적이 공식으로 발표되었다. 


어제 PSV 단장의 입을 통해서도 밝혀졌지만 맨유도 초기부터 데파이 영입에 관심이 있었다. 만약 맨유가 PSV에 이적료만 내놓겠다고 한다면 어느 곳보다 데파이에게 매력적일 수 있는 클럽이기도 하다. 데파이는 인사치레인지 진심인지 맨유라는 클럽의 매력을 말했지만 판 할이라는 감독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가장 편하게 생각할 행선지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맨유의 관심이 구체화되자 데파이는 맨유를 선택했다. 


PSV 단장은 데파이가 리버풀과 맨유 중에서 맨유를 고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 말을 의심하는 팬들도 있다. PSV가 이번 시즌에 뜨거웠던 데파이를 비싸게 팔려고 일단 결정한 마당에 단장으로서는 어디가 되었던 비싸게 팔아넘기면 된다. 정확한 이적료는 알아보지 않았지만 계속 언급된 30m 유로, 22m 파운드보다는 더 높은 25m 파운드로 알려져있다. PSV 단장이 리버풀, 파리, 맨유 혹은 다른 클럽들을 데파이 경매에 참여시켜 이적료를 가능한 많이 챙기려고 수작을 부렸다고 해도 그건 그가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신뢰받는 리버풀 담당 기자인 타임스의 배럿은 리버풀이 로저스의 말과 달리 데파이에게 관심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스터리지의 엉덩이 수술이 우선순위를 바꾼 것 같다고 트위터를 통해 의견을 밝혔다. 스터리지가 미국에서 계속된 부상의 근본 원인을 수술을 통해 제거했다는 의사의 주장이 있었고, 수술로 인해 스터리지가 로저스의 말에 따르면 9월까지 혹은 그 이상 경기에 나서지 못하기 때문에 데파이가 아무리 골을 잘 넣어도 윙어보다는 검증된 정통 스트라이커를 데려오는 것이 더 급해졌을 거라는 추측이리라.


뉴스를 보면 리버풀의 현재 공격수들은 대부분 여름에 리버풀을 떠날 것으로 관측된다. 발로텔리, 램버트, 보리니 모두 사겠다는 곳이 있으면 팔겠다는 것이다. 설상가상 다시는 리버풀에서 뛸 가망이 없어보이는 아스파스와 알베르토도 스페인 클럽들에서 임대로 한 시즌을 보내고 돌아올 예정이다. 아스파스는 세비야 완전 이적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서 이 두 선수를 파는 것도 과제로 추가되었다. 그나마 오리기가 드디어 리버풀 선수로 뛸 수 있게 되어 기대감을 높이지만 리그 적응은 별개의 문제라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그래서 리버풀이 공격수를 더 데려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잉글랜드 언론에서 계속 거론되는 이름은 약간의 보상금(3~5m 파운드)으로 데려올 수 있는 번리의 잉스이고, 최근에는 아스톤 빌라의 벤테케가 가장 자주 보인다. 공격수가 급선무이고 올 여름 리버풀이 사용할 수 있는 이적 자금이 언론에서 보도된 대로 30m 파운드 정도라면 벤테케 영입 이후 남는 돈이 거의 없을 것이다. 나머지는 지금 선수들을 팔아서 마련해야 한다. 그러므로 데파이가 리버풀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면 바뀐 상황에 따라 나름대로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영입 시도가 구체화되는지를 봐야하겠지만 과연 벤테케가 최선의 선택일지도 궁금하지만. 


데파이는 리버풀에 이적 자금이 충분하다면 데려오고 싶어했을 선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로저스는 스털링의 존재를 몇 번 강조했다. 스털링이 왼쪽 윙에서 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버풀과의 재계약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문제아 스털링을 다음 시즌에도 데리고 가겠다는 의지일까. 이제 시즌 종료까지 세 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스털링의 재계약 여부는 새로운 공격수 영입만큼이나 올 여름 리버풀의 최대 과제가 될 것이다. 여름에 예정된 아시아 투어는 선수들의 이적과 얽혀서 누가 합류하고 안 하느냐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데파이 영입이 스털링의 잔류 여부와도 연결된 문제였다면 로저스는 스털링을 최대 한 시즌 더 싸게 부려먹겠다는 것일지 아니면 스털링이 리버풀과 재계약에 서명을 할지 지켜봐야겠고, 스털링이 어떻게든 훌쩍 떠나버린다면 데파이는 떠난 마당에 그 이적료는 어떻게 이용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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