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의 주장인 스티븐 제라드. 현재 리버풀에서 제라드는 매우 상징적인 존재다. 고향의 팀인 한 클럽에서만 뛰고 있고, 어린 나이부터 주장을 맡아 지금까지도 리버풀을 지휘하고 있다. 많은 팬들은 첼시의 돈의 유혹에 넘어갈 수도 있었던 제라드를 위해서라도 리버풀이 리그를 우승하길, 즉 제라드의 은퇴 전에 리버풀이 우승하길 기원한다.
하지만 이번 시즌 제라드의 활약은 팬들로부터의 의문을 낳았다. 제라드의 전성기가 이젠 정말 끝난 것이 아닐까? 제라드 없는 리버풀을 본격적으로 꿈꿔야 하지 않을까? 나도 이번 시즌에 제라드가 유독 그라운드에 주저앉는 모습이 많아 안타까웠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수도 있다는 캐러거처럼 선수 제라드의 끝도 머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32살인 제라드의 계약은 일 년 반 정도 남았다. 그렇지만 리버풀 감독 브렌던 로저스는 제라드에게 새로운 계약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마침 제라드가 풀럼 경기에서 오래간만에 한 골을 넣기도 했던 터인데, 로저스는 단지 제라드가 상징적인 존재라서가 아니라 실질적인 근거를 들어 재계약 제안을 이야기했다.
제라드가 잘 먹고, 잘 쉬고, 잘 회복한다는 몸 상태부터 시작해, 미드필더에서의 기회 만들기를 비롯한 영향력을 언급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그가 내 생각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부터'라는 로저스의 설명이다. 로저스가 제라드가 언제나 믿기 어려운 활약을 펼쳤다고 말했지만 언론들은, 특히 지난 아스톤 빌라 경기 패배 이후, 제라드가 로저스의 전술 체계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라드는 풀럼 경기에 와서야 자신의 자리를 찾게 된 것일까?
루카스가 시즌 전반기의 대부분을 빠지며 조 앨런이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담당했지만 그 때문에 제라드는 더 처진 위치에서 뛰었고 그래서 슈팅조차 별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리버풀이 전반적으로 득점이 저조하지만 제라드마저 득점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을 때 로저스는 제라드가 본능적으로 공격에 덜 가담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아마 루카스가 수비를 잘 보호하게 된다면 제라드가 예전처럼 득점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리버풀은 지난 여름 이적 시장에서 공격수를 영입하지 못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일찌감치 노력했고, 이제 드디어 첼시의 대니얼 스터리지 영입을 완료하기 직전이다. 모든 협상이 사실상 끝나고 어제 스터리지가 메디컬 테스트마저 마치면서 이제 새해가 오기만 기다리면 스터리지는 리버풀 선수가 된다.
스터리지 영입이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많은 의문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스터리지가 탐욕을 줄일 수 있을까? 스터리지는 잉글랜드의 대표적 유망주였지만 결국 첼시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는데는 실패했다. 에이전트에서 무리한 금전적 요구를 하기도 했지만 스터리지가 중앙 공격수로 뛰어야한다는 조항을 계약에 넣으려다 리버풀 이적이 무산될 뻔 했다. 주전에 대한 욕심, 가운데 포지션에 대한 욕심을 스터리지가 일단 포기했지만 언제 리버풀에서 다시 불만을 드러낼지 알 수 없다.
스터리지가 주급을 깎으며 왔다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그는 리버풀 정도의 클럽에서 주전을 보장받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지 모른다. 스터리지의 이적은 공교롭게도 스털링의 재계약과 다우닝의 부활과 맞물려 있다. 로저스의 시스템에서 공격의 세 자리 중 하나가 부동의 수아레스 차지라면 나머지 둘 중 하나를 거액의 이적료로 올 스터리지가 차지한다면 기본적으로는 스털링이 마지막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다우닝이 풀럼 경기에서처럼 뛴다면 둘이 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리버풀이 1월에 예상처럼 블랙풀의 톰 인스마저 데려온다면 또 아사이디와 보리니가 부상에서 회복한다면 셈법은 꽤 복잡해진다. FA컵과 유로파 리그가 있으니 로저스가 최고의 조합을 찾고 선수들의 불만을 조정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실험을 거듭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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