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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오프사이드- 바르셀로나 vs 발렌시아 경기의 사례('08.12.7)

by wannabe풍류객 2008.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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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 위기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이던 바르셀로나의 승승장구가 이어진다. 지난 주말에는 발렌시아마저 4-0으로 대파했다. 앙리의 해트트릭도 고무적인데, 다니엘 알베스가 넣은 골은 오프사이드 반칙을 범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남겼다. 정확하게는 샤비가 알베스에게 패스를 찔러주기 이전의 상황, 그러니까 투레에서 흘렙에게 공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심판이 오프사이드 반칙을 불어야했던 것이 아닌가가 문제이다. 

스페인 신문이나 아래 참고한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봐도 오심에 대한 논란은 찾아볼 수 없다. 아마 논란의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일텐데 그 이유를 나름대로 찾아보려고 한다.

간단히 만들어본 움짤

경기 하이라이트만 봤는데 이 상황을 차례로 써보면,

1. 발렌시아 골키퍼의 골킥이 있었다.

2. 공은 공교롭게 바르샤의 야야 투레에게 갔다. 그리고 투레는 공에 맞았거나 공을 건드렸다.

3. 하지만 발렌시아 선수가 투레의 뒤에서 등장하여 공을 가로챘거나, 야야 투레가 찬 공에 맞았다.

4. 결국 공이 발렌시아의 두번째 최종(second last) 수비수보다 골라인에 가까웠던 흘렙에게 전달되었다.

5. 흘렙은 공을 샤비에게 준다. 멀리 부심이 깃발을 들어 오프사이드를 알리고 있다.

6. 발렌시아 선수들이 오프사이드 반칙을 불어야한다는 제스처를 취하지만 주심은 경기를 지속시킨다.

이후 샤비의 패스를 받아 알베스가 득점을 한 것이다.

발렌시아의 골킥이 야야 투레에게 단순히 맞은 것이건 투레가 논스톱으로 흘렙에게 준 것이건 이번 상황처럼 중간에 발렌시아 선수가 개입되지 않았다면 의심의 여지없이 오프사이드 반칙이 맞다. 아무리 흘렙이 오프사이드를 인식해 자기 진영 방향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고 해도 공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건드리지 않았다면 상황에 따라 심판이 반칙을 불지 않을 수도 있다.

야야 투레가 찬 공이 뒤에서 온 발렌시아 선수에게 단순히 맞은 경우라면? 이는 interfere with play의 gaining advantage 조항에 딱 맞는 상황으로 흘렙의 active play가 인정되어 오프사이드 반칙이다.

그렇다면 주심은 발렌시아 선수가 투레의 공을 빼았아서 찼다고 봐서 오프사이드 반칙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주심의 시선은 분명히 공을 따라가고 있었고 시야가 가려서 오심을 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너무 순식간의 일이라 깔끔하게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긴 하지만 영상을 보면 투레가 가진 공을 발렌시아 선수가 인터셉트했다고 볼 수도 있다. 투레의 판단이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공을 곧바로 흘렙에게 줬다고 보기도 어렵다. 아마 우연히 자신에게 날아온 공을 받으려고 했는데 발렌시아 선수가 공을 건드렸고-단순히 투레의 공에 맞은 건 아니고-운좋게 흘렙에게 갔다고 봐야 할 것이다. 

오프사이드 조항의 중요한 변수는 "주심이 보기에"라는 부분이다. 즉, 발렌시아 선수가 공을 뺐은 것이 아니라 투레가 받은 공에 우연히 맞았을 수도 있지만 주심은 그렇게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TV를 통해 전세계로 중계된 이 장면에 다수 언론들은 아무 문제를 느끼지 못했다. 부심조차 오프사이드 반칙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나 이 상황은 부심은 흘렙이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지적했지만 주심은 자신의 판단에 따라 반칙이 아니라고 결정했다. 경기장의 최종 결정자는 주심이고, 부심의 판정과 조언에도 불구하고 반칙을 지적하지 않고 경기를 지속시킨 것은 주심이 자신의 판단에 상당한 자신감을 가졌다고 봐야 한다. 

'오프사이드' 개념은 두 개, 즉 '위치상의 오프사이드'와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구분해서 봐야한다. 오프사이드는 본래 공격하는 쪽의 사람이 공보다 골라인에 더 가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관념에서 출발한 것이기에  제때 퇴각하지 못한 흘렙은 다른 상황에 상관없이 오프사이드 위치였지만 "주심의 판단에 따라" 오프사이드 반칙을 지적당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은 결정적인 판정의 기준이다. 한국 대표팀이 2006년 여름에 느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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