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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콥(kop)'에 대해 바로 알기 - 보론

by wannabe풍류객 2011.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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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콥이 기본적으로 현재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속한 지명에서 유래한 장소에 대한 명칭임을 강조한 글(위 링크)을 썼다. 기본적으로 콥은 '언덕'이라는 뜻이고, 축구에서는 가파르고 거대한 축구 경기장의 스탠드를 비유적으로 의미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리버풀 FC의 안필드에 있는 콥 스탠드다.

위의 내용이 사실임은 변함이 없으나 TP에 글을 올린 후 내가 쓴 내용에 수정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글을 쓸 때의 생각과 달리 리버풀 오피셜 사이트나 주요 영국 언론에서 콥을 스탠드뿐 아니라 그 안의 좌석에 앉아 응원하는 팬들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콥 스탠드 전체를 감정을 지닌 사람처럼 의인화하는 경우도 있고, 콥 스탠드에 있는 사람들만 지칭하여 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위의 글에서처럼 코파이트 혹은 사람을 지칭하는 콥은 안필드 콥 스탠드라는 공간에 한정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간혹 더 넓은 범위의 리버풀 팬을 지칭하기도 한다. 실질적인 맥락은 안필드 관중 중 어웨이 팬을 제외한 리버풀 팬들을 의미하거나, 조금 더 넓게 주로 리버풀에 사는 지역의 팬들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콥이 사람을 지칭할 때는 언론사의 기사 속에서인데, 이 언론사들은 영국의 언론사이고 그들이 염두에 두는 것은 리버풀 FC를 가장 가까이에서 응원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리버풀에 사는 리버풀 FC의 팬들은 선수들과 멀지 않은 곳에서 살고 있고, 경기장 관중석을 채우는 대다수의 사람들이다. 그들이야말로 영국 언론이 의미하는 사람으로서의 콥, 콥 스탠드를 채우는 콥이다. 

그런 이유로 한국의 리버풀 팬들이 스스로를 콥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곤란하다. 리버풀에 사는 현지 팬들의 특권을 인정하자거나, 한국인 리버풀 팬들의 팬심이 부족할 거라고 말하는 건 아니다. 단지 영국에서 콥이 사람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되는 맥락에서 리버풀 밖의 사람들까지 포함한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제 주장했던 것처럼 제국주의의 기억, 역사와 연관된 콥의 존재까지 리버풀 팬이라는 이유로 식민지를 경험한 한국인이 긍정적으로 평가할 필요는 없다. 아마 리버풀이 한국에 올 때 우리는 콥보다는 어제 좋은 코멘트를 해준 레드 섭마린님의 말처럼 '레즈'라는 말로 우리들을 표현하는 게 무난할 것이다. 

어제 TP에서 레드 섭마린님과의 논의 내용을 아래 복사해두었다. 더 보기를 누르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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