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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리버풀, 법정관리는 피하나

by wannabe풍류객 2010.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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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했고, 그 사이 리버풀은 오랜 적 맨유와 4부 리그(리그 투) 팀에 연거푸 패했다. 리버풀 팬 커뮤니티 TP의 반응처럼 이제는 패배가 익숙한 모양이다. 사실 나는 훨씬 오래 전부터 팀의 패배에 별 영향을 받지 않긴 했다. 

여하튼 일요일에 TP에 리버풀의 묵시록이란 제목의 글을 쓰고 고향으로 떠났는데 리버풀 매각 상황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대략의 흐름을 다시 정리하면 우선 지난 주 힉스가 런던에 와서 이사회를 소집하여 자신의 새로운 리파이낸스(refinance)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사모 펀드 블랙스톤의 지원을 통해 RBS의 빚을 없애는 계획이었다. 만약 사실이라면 리버풀 이사회에서 막을 방법이 없을 지 모른다는 관측이 우세해 힉스가 리버풀을 지배하는 우울한 나날이 2년이나 연장될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일련의 보도[각주:1]에 따르면 블랙스톤이 힉스와 협상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떠한 구체적 결론도 나지 않은채 협상은 끝났다고 한다. 심지어 8월에 블랙스톤이 협상을 거절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어 힉스가 지난 주에 이사회를 소집한 의도가 무엇인지 의아해진다.

아직 힉스나 질렛이 다른 자금줄을 끌어와 리버풀 지배를 연장할 가능성은 있지만, 세 명의 이사 브로튼 회장, 퍼슬로우, 에어 모두 구단주의 새로운 리파이낸스를 막을 계획이다. 그렇다고 해서 리버풀에 광명의 새 시대가 열리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새로운 구단주는 나타나지 않았다. 

Liverpool's Chief Executive Christian Purslow (R) smiles as he takes his seat next to Commercial Director Ian Ayres (L) before their team's Europa League third qualifying round soccer match against Rabotnicki Skopje at Anfield in Liverpool, northern England, August 5, 2010. REUTERS/Phil Noble (BRITAIN - Tags: BUSINESS SPORT SOCCER)

이런 어두운 전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인지 리버풀 오피셜 사이트는 리버풀의 매니징 디렉터 퍼슬로우와의 긴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민감할 수 있는 주제들을 많이 다루고 있어 관심있는 사람들은 꼭 읽어볼만한 글이다. 적어도 TP에서는 작년에 퍼슬로우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인 분들이 많았으나 내가 여러 가지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여론이 바뀌기 시작했고, 라파 해임을 통해 결정적으로 비판적인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구단 매각 과정을 통해 나타나는 그의 모습은 결코 단순한 미국인 구단주의 끄나풀이 아니었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미국인 구단주에 고용되었으나 그들과 입장을 달리하는 그의 생각이 잘 드러나있다. 

가장 중요한 새로운 인수 희망자에 대한 언급도 있는데, 몇몇 그룹이 리버풀의 기업 실사(due diligence)를 하고 있다고 한다. 8월에 케니 황과 Kirdi는 소음만 내고 조용해졌는데 퍼슬로우는 일이 거의 확정이 되기 전까지 조용한 것이 기업 인수의 관행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실사는 진행 중이라도  아직 실제로 제안을 한 곳은 없다고 밝혔기 때문에 10월 초까지 리버풀이 매각될지 확신할 수 없다. 

또 리버풀이 어정쩡한 상황에서 RBS가 정한 매각 데드라인을 넘겼을 때 법정 관리에 들어가 승점 삭감이 있을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 절대 그럴 일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리버풀의 건전한 재정 상황을 근거로 들어 설명했는데, 나는 맞다 아니다를 판단할 능력은 없다. 퍼슬로우 자신이 인정하듯이 리버풀이 아무리 기록적인 이익을 냈다고 해도, 거의 전부가 구단주의 채무로 인한 빚을 갚는데 사용되고 있다. 리버풀이 매각된다면 그 빚이 상당히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 있지만 그건 실제 매각이 되었을 때의 일이다. 

퍼슬로우의 긴 인터뷰에도 불구하고 이 상황이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예상은 섣불리 할 수 없다. 그러나 아무리 가늘다해도 희망의 끈은 잡고 싶기에 리버풀이 법정 관리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퍼슬로우의 장담은 믿고 싶다. 


  1. http://www.telegraph.co.uk/sport/football/teams/liverpool/8012321/Tom-Hicks-courts-hedge-fund-Blackstone-in-desperate-bid-to-stay-in-control-at-Liverpool.html? http://www.guardian.co.uk/football/2010/sep/20/tom-hicks-liverpool-blackstone? http://www.guardian.co.uk/football/2010/sep/20/tom-hicks-liverpool-private-equity? http://www.telegraph.co.uk/sport/football/teams/liverpool/8014180/Blackstone-tell-Tom-Hicks-they-will-not-help-him-refinance-ownership-of-Liverpool-FC.html? http://www.liverpoolecho.co.uk/liverpool-fc/liverpool-fc-news/2010/09/21/tom-hicks-attempts-to-retain-liverpool-fc-suffer-a-major-setback-100252-2730809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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