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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니 황이 최종적으로 리버풀 인수 과정에서 물러난다고 말한 이후 리버풀 인수/매각에 대한 뉴스는 뚝 끊겼다. 많은 사람이 추측하듯 케니 황이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인수 희망자였기 때문일 수도 있고, 혹은 다른 희망자들이 클럽을 훨씬 낮은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나중의 기회를 엿보기로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지난 밤 오래간만에 리버풀 매각과 관련한 중요한 뉴스들이 가디언, 텔레그라프, 블룸버그를 통해 공개되었다. 리버풀에 가장 많은 돈을 빌려준 RBS가 리버풀의 부채 업무를 회사의 글로벌 구조조정 그룹으로 넘겼다고 한다. 이는 10월 6일까지 미국인 구단주들이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RBS 측에서 더 이상 클럽 매각과 빚을 갚을 수 있는 기간을 늘려주지 않는다는 강한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을 그렇게 되면 미국인 구단주들의 리버풀 지배가 끝날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빚을 내서 기업을 사고 가치를 높여 되팔아 이익을 얻는 사업의 전문가인 두 구단주가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높다. 그렇게 되면 리버풀은 지리한 법정 분쟁의 대상이 될 것이다. 클럽의 평화를 원하는 팬들이 바라는 아름다운 미래의 모습은 아니다.
구단주들이 얌전하게 물러나지 않으려 할 때 RBS는 두 구단주가 만든 지주회사, 관련 회사를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이 조치는 리그 승점 9점 삭감이라는 큰 대가를 요한다. 리그가 시작 단계지만 9점이 삭감되면 리버풀이 챔피언스 리그 진출이 가능한 4위 이상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리버풀 전문가인 짐 보드만은 리버풀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여름 동안 케니 황을 제외하면 제대로 된 관심을 보인 잠재적 구단주가 없었기 때문이다. 즉, 아무리 클럽을 낮은 가격에 살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도 인수 제안이 '실제로' 없다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블룸버그의 뉴스처럼 클럽이 100~150m 파운드의 가격표가 붙어 매각 대상이 된다면 인수자가 없을리는 없다.
보드만의 걱정은 리버풀이 그렇게 서둘러서 매각이 된다면 그 과정에서 '옳은(right)' 구단주가 아닌 '아무나'에게나 팔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리버풀을 소유할 의지는 없는 RBS가 새 경기장 건설이나 선수 영입 자금 등을 따질 이유는 없고, 자신들이 애초에 두 구단주에게 빌려줬던 돈을 되찾는 것을 우선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버풀이나 축구를 잘 알지 못하지만 클럽을 위해 잘 해 보겠다던 두 구단주의 아름다운 말은 오래전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제 리버풀은 아마도 한 달 내로 거짓말쟁이들과 이별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들이 어떤 더러운 수를 써서 리버풀에 오명을 안길지 모르겠다. 이별은 보통 고통을 수반하지만 최소한 겉으로는 아름다워야 할 터인데 리버풀에 미국인의 손길이 닿은 이후로 바람잘 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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