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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 캐러거의 리버풀에서의 오랜 선수 생활을 기념하는 리버풀과 에버튼의 경기가 안필드에서 벌어졌다. 한국 언론에서는 아직 두 건의 기사만 나온 것 같다. 기사들은 모두 자선 경기라고 부르고 있지만 자선은 부수적인 목적이고 캐러거의 기여를 치하하는 것이 더 큰 목적이었다.
이미 여러 번 예고된 것처럼 이 경기를 위해 예전에 캐러거와 함께 리버풀 선수 생활을 했던, 이제는 다른 팀에 있거나 은퇴를 한 선수들이 대거 리버풀로 돌아왔다. 맨유로 이적한 오웬까지.
자세한 경기 상황은 아래 리버풀 오피셜의 뉴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므로 상세한 설명을 하지는 않겠다. http://www.liverpoolfc.tv/news/latest-news/carra-on-target-in-derby-win?
몇 가지 재미있던 점을 지목하면, 우선 오웬의 등번호다. 바로 10번. 지금 리버풀의 10번은 조 콜이다. 그리고 선발 선수 중 하나인 루이스 가르시아도 리버풀 10번 출신이다. 그러나 10번은 오웬에게 돌아갔고, 조 콜은 7번, 가르시아는 20번을 달고 뛰었다. 리버풀 10번으로 캐러거와 가장 오래 뛰었던 선수가 오웬이기 때문에 그런 결정이 내려졌겠지만 리버풀 팬들에게 탐탁치 않은 결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두 골을 넣은 캐러거의 맹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처음에 경기 결과를 문자로만 보고 후반에 캐러거의 자살골이 있는 것을 보며, 어이쿠 이런 경기에서 또 일을 저질렀구나라고 탄식을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에버튼이 얻은 페널티킥을 자신이 차넣어버린 것이다! 에버튼 팬이었던 자신의 과거를 잠시 만끽하기 위함일지 아니면 자책골이 많았던 자신의 과거에 대한 역설적인 유머인지 몰라도 그 장면을 보며 모두가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완벽한 의도적 자책골을 넣은 이후 캐러거는 바로 교체되었다. 아마 예정된 교체이겠지만 자신을 위한 기념경기에서 교체로 나간 것은 약간 의외였다. 아마도 팬들의 기립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한 조치였을 것이다. 경기가 끝나면 캐라가 단독으로 박수를 받을 기회가 없을 수 있으니까.
또 이번 경기는 바쁜 여름 이적 시장의 결과물인 새로운 리버풀 선수들을 처음 만나는 자리이기도 했다. 브래드 존스, 콘체스키, 수소 등을 안필드에서 처음 보게 된 것은 반가웠고, 수소의 몇 개의 좋은 패스는 기대를 품게 하는 요소였다.
보통 은퇴 시기에 맞춰 열리는 것이 기념 경기이지만 캐러거는 앞으로도 가능한 오래 리버풀 중앙 수비를 책임지길 바란다!
라파 감독 재임 시절 대변인 같았던 카이트가 여름에 인터 밀란과 협상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TP에서는 별 논쟁이 생기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카이트가 리버풀에 남았지만 달가운 고백은 아니다.
카이트는 인터 밀란 같이 유명한 팀, 잉글랜드로 자신을 데려온 감독이 있는 팀, 자신과 아주 친밀한 감독이 있는 팀의 관심을 받는 것은 "기쁘다"고 말했다. 그리고 리버풀에 남아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해 위기의 리버풀보다 유럽 챔피언인 인터 밀란에 갈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요즘은 유명 팀 감독들이 이전 팀의 선수를 빼가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는 것이 추세인 모양이다. 베니테스 감독도 리버풀과 그런 약속을 했다고 알려졌지만 마스케라노, 카이트 모두를 영입하려고 시도했다. 우여곡절 끝에 둘 모두 인터 밀란에는 가지 않았지만 리버풀의 입장에서 유쾌한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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