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다섯 시가 되면 아들과 집밖으로 쫓겨난다. 아내와 딸은 한 시간 정도 조용히 온라인 미팅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주로 주변 놀이터가 피난처였지만 그저께 인터넷에서 우연히 4호선이 당고개 종착이 아니라 더 먼 곳까지 연장되었다는 뉴스를 보며 이거다 싶었다.
당고개를 가 본 적은 없다. 당고개에서 4호선으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살면서도 종착역이라는 어감 때문에 당고개를 아득히 먼 곳처럼 여기고 있었다. 미아역에 가보니 이번, 다음 열차가 모두 당고개행이었다. 진접행이 자주 있지는 않구나 싶었고, 알아보니 길면 25분이 넘는 배차 간격도 있었다. 일단 당고개로 갔다.
처음 내려본 당고개 역 바깥 풍경은 아파트와 산도 보이지만 밀집 배치된 납작한 단독주택들 위로 자동차 타이어들이 줄줄이 늘어선 게 인상적이었다. 보아하니 10분도 넘게 기다려야했다. 주변에 진접으로 가는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지루하게 기다리니 드디어 진접행 열차가 들어왔다. 그러나 열차 안에는 당고개행이라고 화면에 나와 혼란을 주었다. 실제 몇 명은 당고개행인지 진접행인지 헛갈려하며 안 들어왔고, 기관사가 진접행이라고 확인해주는 안내방송을 하고야 들어왔다.
아주 오래 전 오이도를 딱 한 번 가봤을 때 역 사이에 간격이 멀었던 느낌이 있어 진접 방향도 그렇지 않을까 싶었지만 생각보다는 빨리 도착했다. 당고개부터 15, 6분 정도라는 것 같다. 중간에 역 하나는 이름이 있지만 아직 서지는 않아서 간격이 꽤 긴 구간이 있다. 바깥 풍경은 넓은 밭이 펼쳐져있었다.
진접역에 도착했지만 밖에 가보진 않았다. 지도상으로 주변에 큰 공원들이 있어 가볼만했지만 이 날은 늦은 시각에 출발하여 나가볼 여유는 없었다. 곧바로 반대방향 열차 승강장으로 이동했다. 이번에도 십 몇 분을 기다려야 열차가 들어올 예정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열차가 와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역에서 5분도 넘게 정차하다 출발하는 것이었다.
예상했던 바이지만 열차 연장구간이 개통되자 유튜브 영상 제작을 하는 걸로 보이는 어린 친구를 볼 수 있었다. 어제 낮에 보니 토요일에 연장구간 주행 영상을 촬영한 경우를 다섯 개 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주변 꼬마의 영상은 없는 것 같았지만.
여하튼 아들과 시간 보내기 목표는 초과 달성하여 집에 조금 늦게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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