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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권 이름에서 'Mc-', 'Mac-'으로 된 것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거의 예외없이 '맥-'으로 발음되고 있다. 나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을 해왔지만 작년인가에 리버풀에 새로 들어온 어린 선수 Mackay라는 친구 때문에 혼란에 빠졌다. 흔히 처음 이름을 보고 '맥케이'처럼 발음하기 쉽다. 그러나 내가 그 선수가 뛰고 있는 영상의 해설을 들었을 때 '머카이'처럼 들렸다. '맥'과 '머'는 작지 않은 차이였다.
영어 기사를 번역하고 해외축구 인터넷 커뮤니티에 들르는 게 일상이라 '맥'이 들어간 이름을 가진 사람들을 마주칠 때 뭔가 불편함을 느꼈다. 에릭손에 이어 잉글랜드 감독을 맡았다가 욕만 먹고 나온 McLaren 감독. 네덜란드에서 상위권 팀은 아니었던 트벤테를 우승으로 이끌고 다시 명장의 반열에 올라섰다. 그리고 오늘 볼프스부르크와 2년 계약을 맺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번역을 하려고 하는데 문득 그의 이름을 어떻게 발음해야 맞는지 영어사전에서 찾아보고 싶어졌다. 결과는 '맥'이 아닌 '머'로 시작하는 '머클라렌'.
구글에서 'Mc-', 'Mac-'를 어떻게 발음하나 찾아봤는데 영어권 사람들도 헛갈리는 부분이 있나보다. 어떤 게시판의 글을 보다 보니 c, g, k, qu 앞에서는 /k/발음이 사라진다고 한다. 즉 우리 식의 '맥' 발음에서 기역이 빠진다는 거다. 그러면 우리 식으로는 '매'가 남는 건데 그것도 아니고 사전 상에서는 '머'에 가깝게 발음된다. 항상 그렇지는 않은데 사전에서 찾아본 해당 인명들은 거의 '머-'로 표기되고 발음된다.
'리얼 맥코이'라는 영화도 있고 가수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들은 '리얼 머코이'가 된다. McGraw는 '맥그로'가 아니라 '머그로', McCain은 '맥케인'이 아니라 '머케인' 등 이외에도 많은 예가 있을 것이다.
외국어 발음(특히 인명)을 정확하게 하는 건 그쪽 사람들에 대한 예의이고, 외국 방송에서나 마주치는 외국인이 한글을 제대로 발음해주면 기분 좋은 건 인지상정이다. 축구 커뮤니티들에서 이런 종류의 논의를 꺼내면 이러나저러나 알아듣기만하면 되지 무슨 상관이냐는 반응이 대세지만, 알아서 나쁠 거 있나! 무식을 면하면 기뻐해야 할 일 아닌가. 토착화가 된 발음인 오렌지를 '어륀지'로 해야한다는 거랑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영미식 영어 발음 지상주의가 아니라 사람 이름은 제대로 발음해주는 게 맞지 않냐는 거다.
스티브 머클라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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