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패배를 모르던 리버풀이 웨스트햄 원정에서 졌다. 경기 전 4위와 3위 팀의 대결이니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설마 질까 싶었던 경기에서 리버풀이 지니 의외의 결과로 느껴진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모예스는 비관적이지 않지만 무승부 정도에 만족하는 뉘앙스를 보였다.
웨스트햄의 현재 핵심은 데클란 라이스다. 그는 현재 프리미어 리그 미드필더의 여러 부문 통계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지난 여름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리즈의 캘빈 필립스와 중앙 미드필드 주전으로 뛰며 리버풀의 주장인 헨더슨을 후보로 밀어냈다. 졸음이 쏟아지는 새벽 경기에서 데클란 라이스가 어떤 활약을 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가 뛴 웨스트 햄은 리버풀을 무너뜨렸다.
첫 골부터 이상했는데 그게 알리송의 자책골이라는 걸 알아채리기 위해 하이라이트 영상을 몇 번이나 봐야했다. 클롭은 그 장면에서 오그본나의 파울로 골이 취소되었어야한다고 주장했는데 제이미 캐러거는 골을 인정하는 듯 했다.
오그본나의 부상 치료로 50분이 넘어 끝난 전반전은 알렉산더 아놀드의 프리킥 골이 터져 리버풀이 희망을 이어갔지만 후반 리버풀은 완전히 무너졌다. 웨스트햄이라고 공격 기회가 많은 건 아니었지만 리버풀 또한 슛을 하는데 매우 힘겨워했다. 그만큼 웨스트햄의 수비 조직이 탄탄하는 거고 그들의 순위가 납득이 된다.
웨스트햄의 골을 안토니오가 넣었다는 뉴스는 종종 봤는데, 보웬이나 포르날스가 넣었다는 것도 가끔 본 기억이 난다. 오늘도 포르날스가 골을 넣었다. 리버풀의 높은 수비라인이 뚫린 이후 일어난 불행이었다. 웨스트햄은 세번째 골까지 넣었는데 어떻게 중앙 수비수가 자유롭게 헤딩을 하게 놔뒀는지 의문이다. 웨스트햄이 세트피스로 골을 많이 넣는 팀인데 이 경기에서 두 골이 그렇게 들어갔다. 리버풀이 오리기의 골로 한 골이나마 추격한 게 위안이지만 동점을 만들기엔 시간도 없었고 기회도 별로 없었다. 마네의 발리슛 하나가 골키퍼 정면으로 간 거, 그리고 경기 막판 세트피스에서 마네의 헤딩이 가까운 거리에도 불구하고 좀 많이 빗나간 게 아쉬운 장면들이다. 피르미누가 햄스트링으로 장기 부상이 확정된 가운데 리버풀은 간신히 선수단을 운영하고 있다. 후보 선수, 유망주 선수들이 어쩔 수 없이 더 활약을 해야할 상황이 왔다.
경기의 중요한 순간 중 하나는 리버풀에서 어린 시절 육성되다 방출되었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리버풀 팬이라는 크레스웰이 헨더슨에서 파울을 한 장면이다. 리플레이를 보며 크레스웰이 공을 밟는 형국이 되어 의도보다 과격하게 헨더슨을 넘어뜨리고 큰 부상을 입힐 뻔 했다. 그래서 퇴장은 아닌 것 같다 싶었고 실제 판정이 그랬는데 클롭 감독은 발바닥이 보이게 태클이 들어간 것부터 문제이니 퇴장 판정이 내려졌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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