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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orary

First Cow

by wannabe풍류객 2021.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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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 대해서는 좋다는 소문만 들었다. 하지만 제목 속의 소 때문에 인도 영화인가 싶기도 했고, 상당히 추상적인 영화가 아닐까 싶기도 하여 선뜻 볼 생각은 하지 못했다. 가벼운 작품들로 슬금슬금 도피만 하다가 그저께 이 영화에 도전했다.

역시 시작부터 범상치 않았다. 출연자들의 이름은 전부 모르는 것 투성이고, 토비 존스 정도가 익숙하나 처음엔 다른 배우로 착각했다. 조용한 전개, 강물 위를 느리게 지나가는 화물선, 갑자기 드러난 두 구의 유해.

그런데 영화는 유럽에서 온 백인 정착민들이 미국에서 보내는 초창기 시대로 거슬러올라간다. 별다른 설명이 없어서 처음엔 그 시대일 거라 생각조차 못했다. 하지만 결국 이 두 해골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려주는 것이 영화의 전부였다.

유해의 두 주인공 중 하나는 쿠키라는 이름의 제빵사고, 한 명은 중국에서 온 킹 루다. 어느 밤 쿠키가 킹 루를 구해주고,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난 두 사람은 그 마을에 유일한 암소의 젖을 밤마다 몰래 짜서 맛있는 빵을 팔아 큰 돈을 번다. 그러나 암소 주인인 마을의 우두머리 치프 팩토리는 결국 힘들게 데려온 암소가 젖을 생산하지 못 하는 이유가 이 둘 때문임을 발견하고 둘을 추격하고 죽이려고 했다. 쿠키와 킹 루는 도망쳤지만, 머리를 심하게 다친 쿠키의 휴식이 필요하여 좋은 자리에 드러누웠고 그걸로 영화가 끝난다.

생략이 있지만 이 둘이 누운 자리에서 죽었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쿠키는 부상 때문에 죽었을 수 있고, 킹 루는 둘을 추격하던 치프의 부하들에게 죽었을 것이다. 그 부하들 중에서도 대기줄을 잘 섰는데도 돈을 더 낸 뒤에 선 사람에게 쿠키의 빵을 빼앗긴 그 젊은이가 살해를 했을 것이다.

영화의 백미는 매일 밤 암소의 젖을 짜며 온갖 이야기를 하던 쿠키가 치프와 함께 암소를 보러 가게 되는 불편한 자리에서 자꾸 자기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친근하게 구는 암소를 밀쳐내는 장면이었다.

영화는 중국인을 본격적으로 등장시켜 마치 현재 미중의 국제정치적 갈등을 봉합하려는 의미가 있을까 과대해석을 해보게 되는데, 실제 많은 중국인들이 미국 초창기에 갔으므로 불가능한 설정은 아니겠다. 영화에서 가장 드러나는 부분은 자본주의의 작동 원리 같은 거다. 구멍난 신발을 신던 쿠키는 큰 물고기를 팔아 새 신발을 샀고, 그걸 부러워하는 주민들의 질투 때문에 새 신발을 진흙투성이로 만들어야했다. 돈이 필요해진 그는 마침 마을에 온 첫 암소로 인해 마을에서 유일한 맛있는 빵 판매자가 되었고, 그 빵의 가격은 계속 올랐다. 독점 시장이고 수요는 넘쳤다. 재미있게도 화폐는 여러 가지가 사용되어서 은화?를 비롯해 인디언들이 쓰는 듯한 장신구인지 뼛조각도 있고, 종이로 된 것도 있었다.

암소가 한 마리라 하루에 짤 수 있는 우유는 한정적이고, 킹루는 다른 암소들이 더 도착할 것을 염려했다. 킹루는 더 넓은 도시에서 사업을 꿈꾸지만 그러기엔 아직 모아둔 자본이 부족했다. 결국 발각되지 않고 조금 더 암소의 우유를 훔쳐 자본을 축적해야했는데, 온갖 발각될 위기를 넘긴 두 사람은 어느 날 밤 치프 팩토리의 집에서 탈출한 고양이와 하필 그 날 부러진 나뭇가지(킹루가 올라가 망을 볼 때 이용) 때문에 꿈을 영원히 접고 생도 마치게 된다.

영화에서 여러 독특한 부분들이 있다. 일단 화면비가 거의 정사각형에 가깝다는 게 그렇고, 치프의 이름이 팩토리라는 점도 그렇다. 정말 영어권에 팩토리라는 성이 있는지 모르겠고, 말 그대로 공장 혹은 산업 자본, 산업 혁명의 상징 같은 건가 싶다. 또한 인디언들이 별문제없이 백인 이주민과 공존하고 있는 점도 특이하다. 그런 마을이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결국 유럽에서 온 백인들이 인디언들을 몰살하고 어떤 지역으로 몰아넣게 되지만 초기의 백인 이주민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인디언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알고 있다. 영화에서 인디언들은 백인들과 정확한 메커니즘은 몰라도 공존하고 있었고, 킹루가 배를 태워달라고 할 때 대가를 요구한 것처럼 순진무구하게 이상화된 대상도 아니었다.

남들이 쓴 리뷰를 조금 더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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