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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orary

스포츠계에서의 왜곡, 와전

by wannabe풍류객 2010.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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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이 아닌 말이 스포츠계엔 많이 떠돌아다닌다. 

오늘 문화일보에서 전 육상 선수였던 임춘애씨 인터뷰 기사를 보니 다시 절감하게 된다. 즉, 소위 '라면소녀'로 불렸던 그녀는 사실 라면만 먹고 뛰지 않았고, 온갖 몸에 좋은 '탕'들을 먹었다고 한다. 그녀의 코치가 열악한 육상계의 상황을 말한 것이 언론의 조작을 통해 '17년간 라면만 먹은' 것으로 둔갑했다는 것이다. 이 스토리는 연약해 보이는 소녀에게 썩 어울려보였는지 내 기억 속에도 그런 식으로 남아있다. 왜 그녀는 당시 잘못을 정정하지 못했을까. 아마 전국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어떻게 대응할지 정신이 없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자신의 의견을 말할 통로가 많지도 않았을테고. 기사 내용을 보니 해명은 몇 해 전에야 겨우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내 기억 속에 그녀는 단거리 선수였다는 것이다. 그녀가 메달을 딴 것은 86 아시안 게임, 종목은 800, 1500, 3000m 종목이다. 왜 그런 잘못된 정보가 내 머리를 잠식하고 있었을까. 그녀는 88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것 때문에 많은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의 큰 차이, 체격이 중요한 육상 종목의 특성 등이 깡그리 무시되었던 모양이다. 

몇 년 전 무한도전에 나왔던 축구 선수 앙리는 자신이 육상선수였던 적이 없다고 밝혔다. 주력이 좋은 앙리를 보며 누군가 전에 육상선수였나 보죠?라고 했던 말이 정말 육상선수 출신인 것으로 바뀐 것 같다. 한국에서는 앙리가 육상선수였다는 것은 상식처럼 이야기되었는데. 

이태리 축구대표팀 공격수였던 비에리의 경우도 권투 선수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여전히 있다. 그는 어려서 크리켓을 한 적이 있어도 권투 선수였던 적은 없다. 장난 삼아 권투를 소재로 한 영화에 출연한 게 고작이다. 누군가는 영화의 한 장면이 담긴 이미지 파일을 보고 그가 정말 권투 선수였다고 믿고 말을 퍼트렸을 것이다. 실제로 어릴 적에 권투를 했던 유명한 축구 선수는 웨인 루니다. 

이런 일들은 비일비재할 것이다. 특히 스포츠 스타들의 이야기는 극적일수록 잘 팔리기 때문에 언론에서 상상력의 조미료를 팍팍 쳐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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