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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반 다이크 영입 중단을 선언한 리버풀

by wannabe풍류객 2017.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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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사우샘턴의 중앙 수비수로 한참 주가를 높이고 있던 반 다이크가 리버풀로 올 가능성이 높다는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선수 자신이 리버풀 이적을 선호한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띄엄띄엄 축구 기사를 읽는 터라 진행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는 못 했지만 반 다이크가 맨 시티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기사를 본 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 리버풀이 반 다이크의 이적료를 감당하겠다는 점 자체가 놀라웠다. 


그러나 사우샘턴이 리버풀의 불법 접촉을 문제삼으며 프리미어 리그 측에 보고를 하자 리버풀은 즉시 사과를 하며 선수 영입 시도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해버렸다. 리버풀이 이 사건으로 어떤 제재를 받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양 클럽 사이에 원만히 갈등이 해결되면 리그 차원의 조사 자체가 없을 수도 있다고 한다. 리버풀이 클럽 차원에서 공식 사과한만큼 리그의 제재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다. 


반 다이크의 명성은 끝난지 얼마 안 된 2016-17 시즌을 통해 계속 높아졌다. 나도 이 선수가 리버풀에 온다면 수비가 크게 보강되리라고 봤지만 언급되는 예상 이적료를 리버풀이 낼 것 같지는 않았다. 다만 겨울 이적 시장을 그냥 보내버린 이후 이번 여름에 리버풀이 큰 돈을 써서 선수 보강을 할 것이라는 광범위한 예상이 있긴 했다. 실제로 리버풀은 반 다이크, 살라 그리고 이제는 겔손 마르틴스까지 수천만 파운드의 이적료가 들어갈 거래를 추진 중이다. 그리고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여름 이적 시장 영입비용이 1억 파운드의 벽마저 넘어설 수도 있겠다. 


반 다이크 영입이 완전히 물 건너간 것은 아니라는 언론의 예측도 적지 않다. 선수가 이적 요청을 할 수도 있고, 현재의 열기가 잠잠해지는 이적 시장 막판에 다시 이적이 추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가능성이야 있겠으나 이러고 결국 반 다이크를 영입하면 뒷맛이 개운하지 않을 것은 분명한 일이다. 장기계약을 맺은지 1년도 안 된 선수라 사우샘턴의 입장은 매우 탄탄하기도 하다. 


이번 사건으로 작년 승진 이후 이적 시장을 처음 책임지게 된 마이클 에드워즈에 대한 책임론 같은 것이 대두되고 있다. 리버풀 차원에서는 또 한 번의 PR 재앙을 맞이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격적인 사과문 발표는 리버풀 구단주 헨리와 고든이 리버풀의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한다. 


캐러거의 말처럼 리버풀은 선수가 영입된 이후에 축포를 터뜨려도 되는데 클럽간 이적료 합의도 없는 상태에서 선수의 이적을 기정사실처럼 보도하게 만들어서 재앙을 자초했다. 사우샘턴의 입지를 좁히려는 전략이었는지 모르나 사우샘턴은 드리겠습니다라며 고분고분하게 나오지 않았다. 일은 이미 지저분해졌고 이번 사건의 승자는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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