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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orary

리바이어던

by wannabe풍류객 2015.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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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영화들에 대한 감상 후기를 계획했으나 하나도 적지 못하고 있다. 조금이나마 끄적여둔다.


<Leviathan> 


러시아 영화다. 국제 영화제의 수상을 통해 알게 되었고 감독은 이미 유명한 사람이어서 이전 작품도 하나 나중에 볼 계획이다. 


혹시 레비아탄으로 국내에 소개되나 했는데 의외로 영어식 발음인 리바이어던이었다. 물론 홉스의 그 리바이어던. 


얼마나 큰 행정단위인지 모르겠으나 제왕처럼 군림하는 한 시장, 그러나 그 시장은 선거를 통해 선출된 권력. 형식적으로 시민의 권한, 주권을 위임받은 시장은 무자비하게 그 권력을 사유화하여 휘두른다. 한 선량한? 술을 좋아하는 가장은 무력하게 당할 뿐. 이 과정에 모스크바에서 온 유능한 변호사. 그는 가장의 예전 군대 시절 부하. 변호사는 시장을 거의 극복할 뻔했으나 불륜을 저지르며 도덕적 패배감 때문에 모스크바로 돌아간다. 


영화는 홉스적 권력의 리바이어던을 명시적으로 보여주지만 고래가 주요 소재였던 성서의 요나 이야기와 그리스 정교가 들어와서 종교적 논의도 이루어진다. 영화 속 신부는 시장과 한 편인 것처럼 묘사된다. 신이 인간의 창조물이라면 가톨릭이라는 거대한 조직도 하나의 리바이어던일 수도 있겠다. 


시장은 시의 입법, 사법, 경찰을 모두 장악한다. 어느 한 조직이라도 저항했다면, 소위 삼권분립이 작동하기만 했다면 영화 속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괴물 같이 보이고 실제로 괴물처럼 작동하는 권력의 차원과 괴물의 외양을 보고 절대로 이길 수 없다고 지레 포기하는 인간의 나약함 모두를 비판하는 것일까. 


모비 딕의 장황한 설명에 나오듯 성서 속 괴물 leviathan은 고래라고 간주된다. 그래서 영화는 고래 뼈를 바닷가에 장식해두기도 했다. 작위적 설정인데 장치 부모를 모두 잃게 될 어린 아들은 고래 뼈 옆에서 쭈그리고 앉는다. 괴물의 잔해. 움직이고 아무 해도 끼칠 수 없게 된 괴물. 알고 보면 인간과 같은 포유류인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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