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프리미어 리그 경기가 없는 주말이지만 금요일밤의 리버풀 뉴스는 뜨거웠다. 라힘 스털링과 셸비가 각각 잉글랜드 21세 그리고 성인 대표팀에서 데뷔했고, 보리니 부상이 석 달까지 계속될 수 있다는 뉴스와 함께 셀틱의 개리 후퍼, 뉴캐슬의 뎀바 바에 대한 관심 루머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큰 뉴스는 힐스보로 참사와 관련된 것이다. 얼마 전 참사의 진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힐스보로 독립 패널의 보고서가 나온 이후 관련자들 특히 경찰관들에 대한 재조사가 이루어져야한다는 요청이 희생자 가족과 언론에서 이어졌는데 어제 드디어 결정이 내려졌다.
영국의 IPCC(잉글랜드 내 경찰에 대한 불만을 처리하는 독립 기구)와 검찰은 힐스보로 참사와 연루된 전현직 경찰관들을 광범위하게 조사하겠다고 발표했고, 이는 영국 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리버풀과 희생자 가족 측은 즉시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고, 경찰 측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자 중 가장 잘 알려진 사람은 노먼 베티슨이다. 그는 참사 이후 책임을 팬들에게 떠넘기기 위해 조작을 벌인 사우스 요크셔 경찰 출신으로 현재 웨스트 요크셔 지서장이다. 최근 그는 내년 3월에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는데, 희생자 가족들은 그가 해고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이대로 은퇴할 경우 관대한 연금 혜택을 계속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의 범위로 볼 때 베티슨이 무사히 은퇴할 가능성은 높아보이지만 사법적인 처벌을 피하긴 힘들 수 있다.
한편 어젯밤에는 충격적인 소식도 있었다. CNN의 스포츠 관련 부문인 SI의 저널리스트였다가 지난 여름 리버풀의 커뮤니케이션 담당 디렉터로 영입된 젠 창이 한 리버풀 팬을 협박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일은 던컨 젠킨스라는 가명으로 트위터에서 활약했던 한 사람이 어제 자신의 블로그에 젠 창과의 사건을 올리면서 드러났다.
던컨 젠킨스는 꽤 유명한 트위터리안이었다고 하는데 최근 트위터를 잘 확인하지 않아서 어느 정도 인물인지는 모르겠다. 그의 블로그 글에 따르면 젠 창은 리버풀이 보리니를 영입할 것이라는 던컨의 트윗 때문에 로마 측에서 비밀 협상 약속이 깨졌다고 불만을 제기하여 리버풀이 30만 파운드를 이적료로 더 지불해야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젠 창은 리버풀 내부자 중 기밀을 누설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 '두더지'가 던컨에게 정보를 넘겼다고 보았다고 한다.
젠 창은 던컨 젠킨스의 또 다른 계정, 그러니까 던컨의 현실 인물의 트위터 계정으로 메시지를 보내왔고 그 둘은 나중에 맨체스터에서 실제로 만났다고 한다. 젠 창은 던컨에게 예전 트위터 내용이 거짓이었다고 올리라고 말했고, 그렇지 않으면 던컨에 대한 정보를 언론에 흘려서 그의 삶을 힘들게 만들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 던컨 때문에 리버풀이 30만 파운드를 더 써야했다는 게 알려지면 미친 팬들이 개똥을 던컨의 우편함에 넣거나 사생활을 침해함은 물론 언론 보도로 인해 던컨 아버지의 온라인 사업까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까지 젠 창이 말했다는 것이다. 이야기가 이 정도까지 진행되면 과연 던컨의 주장이 그의 말처럼 100% 사실일지 상당히 의심스러워진다.
젠 창은 금요일에 곧바로 대응 발언을 했다. 그런 헛소리에는 대응하지 않겠고, 블로그에 인용된 자신의 트윗은 전혀 맥락이 다른 것이고, 리버풀이 트윗에 대해 조사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리버풀 측에서도 내용은 알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
수아레스의 인종차별 발언과 이어진 리버풀의 잘못된 대응 이후 리버풀의 대외 이미지가 추락하면서 기존 담당자를 대체하며 임명된 젠 창이 실제로 던컨 젠킨스가 주장하는 일들을 했다면 이는 유례없는 PR 담당자의 자충수가 아닐 수 없다. 그런만큼 사실이라고 믿기 어렵다. 얼마나 대단한 트위터리언이었기에 리버풀의 고위직인 젠 창이 직접 대응을 할까? 게다가 사람들을 써서 뒷조사를 하고 개인신상을 알아낸 후 만나서 협박을 했다?
텔레그라프, 인디펜던트, 데일리 메일의 비중있는 저널리스트들이 이 사건을 다룬 것을 보면 가벼운 사안은 아니다.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은 던컨이 자신의 트윗이 신문 기사를 보고 올린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내용인데 그렇다면 어떤 특별한 점이 있기에 그의 트위터가 유명해졌고 젠 창이 내부자의 정보가 흘러나왔다고 생각했을지이다.
인디펜던트의 이안 허버트는 던컨의 실명를 알고 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기사를 굳이 쓴 것은 던컨의 주장에 일말의 진실은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무엇이 진실이건 리버풀이 또 한 번 PR 참사를 겪고 있다.
#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TP에 관련된 글을 추가로 올렸다.
'리버풀 & 축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신감 혹은 자만심: 디우프의 제라드 비판, 던컨 젠킨스 사건 (0) | 2012.10.20 |
---|---|
젠 창-던컨 젠킨스 사건에 대한 새로운 내용들 (0) | 2012.10.16 |
리버풀 에코의 제임스 피어스 웹챗 (6) | 2012.10.11 |
리버풀 로저스 감독의 조 앨런 보호 그리고 손흥민을 비롯한 영입 루머 (4) | 2012.10.10 |
존 테리 징계 결정: FA 징계 위원회의 주요 발견 사항들 (0) | 2012.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