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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리버풀이 레이나의 광고로 다시 인종차별 논란에 빠져

by wannabe풍류객 2012.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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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페페 레이나가 다국적 보험, 금융 그룹인 그루파마의 스페인 내 광고에 대한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2012/02/17 - 페페 레이나가 출연한 웃기는 광고 

블로그에 올리기 전에 이미 리버풀 커뮤니티에서 본 광고였다. 블로그에 올린 것은 스페인어 내용에 대한 영어 번역 대본이 나왔기에 그것을 한글로 번역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광고가 어떤 논란의 대상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영국의 인종차별 반대 단체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영국의 비정치 캠페인 단체인 Operation Black Vote가 불만을 제기한 이후 페페 레이나가 출연한 이 광고는 스페인 TV에서 사라졌다. 스페인 내에서 방영된 광고가 영국에 있는 단체의 영향을 받은 것은 그루파마 그룹이 영국에서도 영업하는 다국적 기업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루파마는 이 광고가 불쾌하거나 차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자신들을 변호했다.  

문제가 된 장면은 레이나가 원시 부족을 만나는 장면이다. 나의 무심함과 달리 영국의 흑인 단체는 이 장면에서 흑인들이 원시적인 상태로 묘사되었던 점 그리고 추장(혹은 왕)이 레이나(스페인어로 왕비를 의미)에게 성적 호감을 보이며 동성애를 비하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단체의 디렉터인 사이먼 울리는 이렇게 말했다. 

"너무 많은 면에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첫째, 잉글랜드 사람들이 스페인 사람을 후진적이고 멍청하고 동물적인 동성애자처럼 묘사하면 스페인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가요? 
 
"둘째, 이것은 페페 레이나에 대해 무슨 말을 하는 건가요?
 
"리버풀 골키퍼 영국에서 거의 10년간 살고 일했어요. 그는 흑인들을 이런 식으로 특징지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그는 흑인 팀동료들이 그의 농담에 웃어줄 거라고 생각하나요?"


BBC와 잉글랜드의 주요 일간지에서 이번 논란은 가십이 아니라 주요 저널리스트가 다룬 주목의 대상이 되었다. 리버풀은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 문제에 리버풀은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할 예정이다. 그리고 대표팀 경기로 스페인에 있는 레이나가 돌아오면 사과를 하도록 요구할 것으로도 보인다

수아레스의 '네그로' 발언으로 수 개월간 고생한 리버풀은 논란이 잠잠해지자마자 클럽의 일원이 다시 인종차별 논란에 빠져 당황스러울 것이다. 이 광고는 타이밍 상 수아레스 사건이 논란이 된 이후에 찍은 것이라고 한다. 

레이나가 출연한 광고는 애초에 코믹한 장면을 만들기 위해 세팅을 한 것인데 이런 것까지 문제삼아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이 광고는 아주머니를 거짓말쟁이로 묘사했다고, 버스 운전기사는 무책임하고 스카이다이빙 교관이 자격이 없는 것으로 연출되었다는 불만을 사야 할까?

스페인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은 광고가 잉글랜드 내에서 논란을 일으킨 것은 인터넷을 통한 외국의 영상물을 흔하게 접하게 되었기 때문이고, 레이나가 잉글랜드 내에서 유명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스페인에서는 괜찮았던 것이 잉글랜드의 어떤 단체에게 불편했다는 이유로 지탄을 받는다면 세상에는 걸고 넘어갈 일이 너무 많은 것 아닐까. 어떤 종류이건 소수자 옹호 단체들의 존재는 정당하지만 그들이 모든 일에 대해 피해를 주장할 수는 없다. 이 일로 누군가 리버풀이나 레이나를 비난한다면 꽤 억울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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