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워킹 데드 시즌 6

한꺼번에 몰아보는 미드가 보통 그런지 모르겠으나 시즌 4 이후로는 건성으로 보는 편이다. 시즌 6에서 알렉산드리아에 거처를 마련한 릭 일행은 두 개의 다른 그룹과 마주친다. 먼저 우호적인 힐탑 집단을 만난다. 그리고 이미 이전 시즌에서 이런저런 검색을 하다가 알게된 최대의 빌런이라는 네건? 니건?의 집단이 나온다. 시즌 6 전체를 보건대 힐탑과 알렉산드리아의 사람 수는 세이비어스에 비해 적어보인다. 그냥 인구도 세이비어스가 많아보이고 적어도 전투력이 높은 인력만 따져도 세이비어스가 우세하다. 

 

이전 시즌처럼 시즌의 절반인 8편에서 큰 위기가 닥치고 9편에서 제시가 허무하게 퇴장하고 만다. 그러자 릭은 갑자기 미숀과 육체적 관계를 맺게 된다. 칼은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디스도 릭의 아이가 아닌 듯 하니 이 가족(미숀이 합류한다면)의 구성은 참 복잡하다. 하지만 길게는 시즌 1부터 함께해온 사람들도 가족이라고 지칭되고 있다. 

 

몇 가지 인상 깊은 부분들을 언급해본다. 우선 이 시즌의 큰 부분을 담당하는 모건의 이야기다. 시즌 1에서 잠깐 등장했다가 한동안 나오지 않았던 모건은 시즌 6에서 한 편의 에피소드 전체를 담당할 정도의 비중으로 커진다. 회상씬에서 모건은 숲 속에서 이스트먼이라는 캐릭터를 만나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대신 아무나 죽이지 않는다는 그 신념을 얻은 까닭에 알렉산드리아에 침입해 무자비하게 주민들을 학살한 이마에 w를 새긴 집단을 살려보내고 어떤 이는 상처를 입었다는 이유로 치료까지 해준다. 

 

릭은 힐탑에 방문한 이후 여러 정당성을 확인하며 세이비어스를 없애야겠다고 결심한다. 세이비어스 전체의 규모를 알지 못하고 상당히 무모하게 결정된 바였는데, 당장 식량이 떨어졌기에 이성을 잃고 내린 결정이었을지도 모른다. 처음 릭 일행의 습격은 성공적이었지만 결국 총공격에 나선 세이비어스에 릭을 포함한 주요 멤버들이 모두 사로잡혀 누군가 죽어야하는 상황에 처한다. 

 

모건의 신념은 이런 릭의 공격과 상당히 상충되었을 것이다. 당장 나를 죽이려는 사람이 아닌데 선제 공격으로 죽인다는 것은 정당화가 어렵다. 릭이 저지른 수많은 살인 중에서도 세이비어스에 대한 공격은 도덕적 결정이 아닌 정치적 결정의 산물이라 하겠다. 그리고 군사적 결정이라기엔 매우 미숙했다. 

 

캐롤과 매기가 주로 여성들인 세이비어스 멤버들에게 잡힌 에피소드도 인상적이다. 그들 사이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잡은 자와 잡힌 자 사이의 유대가 생성되었지만, 그 공통의 여성적 경험도 삶과 죽음을 앞두고는 의미를 거의 잃는 과정이 진행된다. 캐롤의 십자가와 묵주는 여러 번 등장한다. 이전 에피소드에서 본 적이 있나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1편부터의 주요한 이야기는 알렉산드리아 인근에 엄청난 수의 워커들이 몰려있는 걸 발견한 릭이 그 워커들을 흩어놓는 과정이다. 처음에는 그 워커들을 어디론가 다른 곳으로 데려가서 한꺼번에 처치할 방법이 있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고 단순히 분산시킬 계획이었던 모양이다. 애초에 누가 그렇게 모았는지 모르겠는데 w문신을 한 집단이 한 일 같기도 하다. 

 

매기는 임신을 했고, 피날레 에피소드에서는 유산을 하는가 의심스러웠다. 그러나 정확한 상황을 모른채 네건에게 잡혀버렸다. 네건은 누군가 한 명을 죽이면서 나머지 릭 일행을 거의 노예처럼 부려먹을 작정을 한다. 피날레의 마지막 장면에 누군가를 루실로 내려치는데 그 과정이 피해자의 시선으로 처리되면서 누가 당하는지 나오지 않는다. 아마 글렌일 것이다. 전에 시즌 7 1편에서 글렌이 죽는 장면이 나온다는 걸 시즌 6 1편으로 잘못 봤던 모양이다. 시즌 7은 좀 시간을 두고 봐야겠다. 그러고보니 글렌은 이미 시즌 6의 초반에 죽는 것처럼 묘사되었다. 그러나 나중에 보니 다른 사람의 내장이 파먹히고 있었고, 글렌은 바로 그 아래에 있어서 마치 글렌의 장기가 몸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보였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그것 때문에 큰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