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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orary

더 워킹 데드 시즌 1

by wannabe풍류객 2020.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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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C의 드라마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매드 멘과 더 워킹 데드일 것이라 생각한다. 매드 멘은 어찌어찌 다 봤는데, 더 워킹 데드는 안 봤다. 큰 카테고리로서 공포, 호러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고, 하위 장르인 좀비물도 마찬가지다. 그러다가 우연히 며칠 전부터 더 워킹 데드를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현재 코로나19가 창궐한 상황을 자꾸 연상시키는 부분들이 많았다. 

 

더 워킹 데드가 처음 시작할 때의 그 열광적 반응을 이해하지 못 했다. 흔한 좀비물이 얼마나 다르길래? 아마도 원작이 유명했던 모양이고, 그걸 영상으로 잘 연출해냈던 것 같다. 실제로 보니 에피소드가 10개도 안 되는 짧은 시즌1은 계속 긴장감을 놓지 않게 만들며 처음부터 끝까지 잘 구성되어 있었다. 

 

지금까지 여러 작품들에서 좀비의 등장원인이 여러가지로 제시되었던 것 같은데 여기서는 일종의 전염병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극중 인물들은 치료 가능성을 알기 위해 CDC로 향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너무나 익숙해진 그 CDC다. 하지만 CDC의 연구인력들은 죽었거나 달아났고, 한 명만이 남아서 치료책을 찾았지만 결국 실패했다. 실패는 CDC 건물의 폭발과 붕괴를 통해 극적으로 연출되었다. 

 

재난 방송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전화도 안 되는 상황에서 최고의 장거리 통신 수단은 무전기다. 도로에는 차들이 긴 줄로 멈춰서 있어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도 어렵다. 농업도 정지된 상황이라 식량도 부족하다. 몸을 씻는다는 것은 사치다. 휘발유를 얻는 것도 쉽지 않고, 자동차가 고장나면 고치기도 어렵다. 

 

좀비가 되는 전염병은 매우 극단적인 사례이지만 코로나19보다 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창궐한다면 더 워킹 데드의 풍경이 연출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워커들은 일단 한 인간으로서 죽음을 겪은 이후에 새 OS를 장착한 컴퓨터처럼 부팅이 된다. 오직 배를 채울 욕망만이 남은 워커들은 인간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그래서 오랜 시간 아내, 여동생이었던 존재라도 총으로 머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겨야한다. 그렇지만 조금전까지 가족이었던 존재를 죽이는 것은 매우 트라우마를 남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현 시점에서 이 드라마를 처음 보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무래도 스티븐 연이다. 다른 작품으로 그를 처음 알게 되었기에 그가 이 시리즈에 나온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그런데 그는 시즌1부터 주요 출연자였던 것이다. 처음 등장한 그의 얼굴은 아주 앳되게 보였다. 피자 보이 출신의 한국계를 연기했는데, 시즌1이면 20대의 나이였을 터인데 극중 외모는 10대 후반으로 보아도 될 정도였다. 그는 어려운 일을 많이 맡아서 문명이 무너진 이후에도 존재하는 인종차별이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시즌2의 초중반에 매우 놀라운 행운을 얻기도 한다. 

 

이 드라마가 벌써 10년이 되었다는 것에 놀라고, 여전히 시즌을 거듭하며 방영 중이라는 것에 놀란다. 이제 시즌2의 중반을 보기 시작하는데 아무리 위기 상황의 연속이라도 시즌3이후 에피소드 수가 적지 않게 늘어났기에 긴장감이 어느 정도로 유지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드라마는 우리가 코로나19 시대에 목격하듯이 당연하게 알던 일상이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고, 무너진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으며, 그럼에도 지켜가야 할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걸 보여준다. 아직은 따뜻함이 많이 엿보이는 가운데 시즌들이 진행되면 얼마나 인간성이 지켜질 수 있은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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