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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타오바오 구매, 첫 몰테일 이용자의 조바심

by wannabe풍류객 2013.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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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타오바오에서 처음으로 구매해보았다. 전에 사둔 게 있지만 그건 한성이 수입해서 판 것이므로 이번에 중국어로 기본 세팅된 중국산 태블릿을 처음 사보는 셈이다.


타오바오는 전에 가입해두긴 했으나 무언가를 사본 적은 없었다. 몰테일은 훨씬 더 전에 가입했지만 마찬가지로 구매대행이나 배송대행을 해본 적은 없었다. 


무엇이 나를 해외구매로 이끌었는가. 전의 경험이라면 책을 사느라 아마존이나 해외 인터넷 중고 서점을 이용해본 것이 전부였다. 이번에 무엇을 샀는지는 받은 후에 자세히 적어보려고 한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쇼핑이 흔히 그렇듯 충동적이고 무언가에 홀렸던 시간들이었다. 


이번에 산 제품은 중국 모 회사에서 올해 새로 나온 태블릿이라고 소개된 것을 보고 디자인이 흥미로워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국내는 물론이고 영어, 중국어 웹페이지들을 검색해도 별로 나오는 정보가 없었다. 아직은 이 제품에 대한 리뷰가 한글로 없으므로 짐작컨대 국내에서는 내가 거의 처음 사는 것 같다. 전에 한성 S8A도 거의 처음 사서 베타테스터처럼 썼던 기억이 있는데, S8A는 다행히 큰 결함은 없는 기계였다. 


하지만 아무래도 제품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중국어보다 영어가 편한데 영어로 정보가 거의 없는 기계를 산다는 것은 모험이었다. 흥미는 높아갔지만 나는 지난 주 초반을 기다림으로 일관했다. 그러던 차에 중국 인터넷 쇼핑 사이트를 보니 상품을 실제로 받은 중국 소비자들의 리뷰가 속속 올라왔다. 물론 내가 나중에 사게 된 타오바오에도 리뷰가 올라왔지만 글자로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어찌어찌 검색을 하다보니 어떤 중국 쇼핑몰에서 제품의 실제 수령 사진과 작동 장면이 담긴 리뷰들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보아하니 작은 사이트도 아니었고, 하루에도 여러 건의 수령 후 포토 리뷰들이 올라왔다. 


리뷰들을 읽어보고, 사진을 확인하니 흔히 과장되기 마련인 제품의 홍보 내용들이 실제와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CPU 클럭이나 안투투 점수 등이 과장되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매자들은 보통 이 기계에 상당히 만족했다. 타오바오나 이 사이트에서 평점은 100점 만점에 95점 이상, 5점 만점에 4.9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IPS 패널의 화면이 마음에 들었다. S8A로 동영상을 자주 보게 되는데 시야각이 안 좋은 건 가장 아쉬운 점이었기 때문이다. 고사양의 태블릿용 게임에서는 문제가 나타나는 것 같았으나 나와는 상관없으므로 영상이 잘 재생되고, pdf도 잘 열리고 보기에 편안하다면 그만이다. 인터넷도 S8A보다는 당연히 잘 될 터였다.


이 태블릿은 중국 제조사가 중국산 ap에 덜 유명한 gpu를 썼음에도 중국인 구매자들에게 만족감을 안겨줬다. 구매평들을 보면 중국산(중국 사람이니까 국산이라고 되어있다)인데 좋아라는 말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네들도 국산에 대한 불신이 있었던 것 같다. 과장 광고 때문에 일부 구매자는 불만을 표시했지만 최적화가 잘 되었는지 작동이 부드럽다는 평가가 많았다. 내일이나 모레 받게 되면 확인해봐야 할 부분이다.


이렇게 짧게 적었지만 거의 열흘이 넘게 나의 마음은 온통 이 태블릿 구매에 쏠려 있었다. 타오바오에서 구매해서 몰테일이 나한테 자동으로 부여한 이 주소로 잘 배달해줄까? 한국 카드로 결제가 된다는데 정말 되나? 언제나 그렇지만 배송은 빨리 될까? 몰테일에서 상해에서 한국까지 빨리 갖다 줄까? 


이제와 정리를 해보면 나로서는 구매 시점을 잘못 잡았다는 후회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타오바오 판매자도, 몰테일도 상식적인 차원에서 일을 처리했고 하고 있는데 내가 결정을 제 때 못했거나 할 수 없었다.


우선 구매 시점은 지난 17일 오후 여섯 시를 넘겨서였다. 중국 사정은 모르지만 한국에서도 그 때 구매를 했으면 배송은 다음 날에 시작되기 마련이다. 역시나 배송은 18일 오후에 시작되었다. 배송조회는 어떻게 하는지도 타오바오에 익숙치 않아 한참 고생했다;; 다행히 판매자와 몰테일의 중국 물류센터 간의 거리가 멀지 않아서인지 19일 오전에 물건은 상해에 도착했다. 


그런데 몰테일은 토요일에 물건을 받지 않았다. 그러니까 만약 내가 최소한 17일 오전에 구매를 했다면 훨씬 빨리 받을 뻔 했던 물건을 몇 시간 차이 때문에 주말을 끼고 중국에서 배송완료를 대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던 것이다. 


중국 내 배송은 월요일인 21일 오전에 완료되었다. 몰테일은 중국에서 네 시까지 배송비를 결제하면 다음 날 아침에 한국으로 보낸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월요일 세 시부터 참가해야 할 모임이 있었고 그 중간에 빠져나올 수 없었다. 오전에 배송이 되었으므로 네 시가 되기 전에 몰테일에서 배송비를 결제하라는 문자가 올 것 같은 기분을 억제하기 어려웠는데 모임이 끝난 후 확인해보니 역시나 세 시가 조금 넘은 시점에서 연락이 왔다. 그래도 빨리 결제해버리자며 처리를 했지만 나의 초조함은 늘어만 갔다.


월요일 저녁에 몰테일 배송비를 결제했지만 실제 한국으로 오는 것은 수요일 오전이다. 몰테일의 공지를 자세히 보니 오후 네 시까지 결제가 되면 다음 날 오전 9시 30분에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실어준다고 되어 있다. 그러니 내가 아무리 월요일에 결제했어도 화요일 오후 네 시 직전에 결제한 사람과 다를 바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 현재 내가 산 태블릿은 아마 통관 중일 것 같다. 태블릿은 관세가 없고 부가세 10%만 있다던데 이것도 아픈 부분이긴 하다. 중국 사람들은 국내산을 저렴한 가격으로 샀다고 좋아하더만 나는 국제 배송료에 부가세까지 내야하니 따지고 보면 성능에 비해 그다지 싸게 사는 것도 아닐 수 있다. 앞으로도 관세, 부가세는 철저히 따져야 할 부분임을 깨닫는다. 그렇다고 이번에 안 따져봤다는 건 아니다. 혹시라도 관세가 안 붙길 바랄 뿐이다.


그러고보니 타오바오에서 국내 카드로 결제를 하니 제품 가격에 추가로 몇 십 위안이 더 붙은 가격을 결제하게 되어 있었다. 원래 그렇다는데 이것도 타오바오를 이용할 때 고려할 부분이겠다. 국내 카드사에서도 별도의 해외 구매 수수료를 붙일 것 같으니 이 또한 타격이다. 갈수록 인터넷으로 해외 구매를 하기는 쉬워졌어도 이것저것 추가비용이 많이 들고, 문제발생시 처리가 번거로운 걸 생각하면 내가 앞으로 자주 이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1. 24. 오후 5시 40분 현재


물건은 어제 인천에 도착했는데 오늘에야 통관이 진행되고 있고, 더구나 내 물건은 처리가 늦은 축에 속해 더 애를 태운다. 2, 30분 전에야 관세사에게서 전화가 와서 부가세를 납부했다. 듣던대로 태블릿 pc는 무관세 같다. 부가세 10%를 냈는데 16,300원이라니 제품가격+국제운송료가 16만 3천원에 해당된다는 말이겠지? 오늘 중에 대한통운 택배로 넘어갈런지 모르겠다. 오늘 찾아보니 대한통운이 요즘 인력이 부족한지 배송이 많이 느리다는 원성을 많이 사고 있어 걱정이다. 이러다 다음 주에 받는 건 아닌지...




1. 24. 오후 6시 현재


찾다보니 국제운송료는 내가 몰테일에 실제로 준 돈이 아니라 과세운임이라고 따로 기준이 정해져있었다. 1.5kg이므로 13,000원의 운임에 해당한다. 그러니까 태블릿 가격이 15만원으로 계산된 모양이다. 




1. 25. 오전 10시 30분 현재


수입신고는 어제 오후 여섯 시 이전에 끝났지만 끝내 국내택배사로 물건이 인계되지 않았다. 관세청에서 확인 결과 여전히 '수입신고수리' 단계에 머물며 반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내가 산 제품은 상해에서 300kg 이상의 물건 꾸러미와 함께 도착했는데 그 꾸러미 중 상당량은 어제 국내배송으로 넘어갔다. 보아하니 오후 5시 10분 이전에 택배사로 넘어간 제품은 대부분 오늘 중에 구매자에게 넘어갈 것 같다. 나 같은 경우 30분만 더 일찍 처리가 되었어도 오늘 받았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오늘 택배사로 물건이 넘어가 토요일인 내일 올지 아니면 주말을 마냥 기다리고 월요일에는 올지 기다려야 할 형편이다. 국내배송이 아닌 이상 잘못 걸리면 국제배송은 사람을 지칠 정도로 기다리게 만드는 수가 있다. 




1. 25. 낮 12시 33분


드디어 반출 ㅠㅠ




1. 25. 밤 11시 20분


대한통운 국내배송이 조회가 되고 있었고 11시를 넘긴 시점에서 인천에서 군포hub로 이동 중임을 확인할 수 있다. 과연 내일 받을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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