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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차기 리버풀 감독 후보 1순위가 된 로저스

by wannabe풍류객 2012.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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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건 감독인 로베르토 마르티네스가 유일하게 리버풀 구단주와 대면했기에 그가 케니 달글리쉬의 후임이 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제 바람의 방향은 완전히 바뀌어 마르티네스가 아니라 재밌게도 리버풀의 광범위한 인터뷰 제의를 가장 먼저 거절했던 스완지의 브렌든 로저스가 차기 리버풀 감독 1순위에 올라섰다.


이는 잉글랜드 모든 언론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BBC, 텔레그라프, 가디언, 인디펜던트, 메일, 미러, 익스프레스, 더 썬 등 생각해볼 수 있는 주요 언론 모두가 리버풀의 차기 감독 1순위는 더 이상 마르티네스가 아니라고 말한다. 심지어 마르티네스에 대한 리버풀 구단주들의 관심이 식어, 마르티네스가 아스톤 빌라로 간다거나 혹은 그냥 위건을 떠나지 않는다는 식의 기사까지 나온다. 


공통된 의견에도 불구하고 엇갈리는 전망들이 나오는 중이기 때문에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 특히 어제 언론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로저스와 스완지 구단주의 회의의 성격이 로저스의 미래에 관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추측만이 나돌 뿐이다. 스완지는 '예정된' 만남이었고, 새로운 선수 영입에 대해 이야기가 오갔다고 주장하지만, 언론들은 최근의 맥락을 볼 때 로저스의 거취가 분명히 논의되었으리라고 추측한다. 나중에 스완지 구단주는 리버풀의 방식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 로저스의 리버풀행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는 암시를 주었다.


로저스를 스완지에서 데려오기 위해서 리버풀은 4~5m 파운드의 보상금을 건네야한다. 그러나 FSG가 이 금액 때문에 망설이지는 않을 예정이다. 마르티네스를 데려온다고 해도 3m 파운드 가량이 필요하다. 이제 남은 것은 로저스가 리버풀과 대화하기로 결정하느냐, 그리고 리버풀 구단주들과 로저스의 대화가 잘 풀리느냐인데 실제로는 일단 로저스가 리버풀로 가기로 마음을 먹는다면 나머지는 정해진 수순을 따르는 것이 될 것이다.


현지 시각 화요일(어제)에 FSG의 인물들이 영국에 오면서 차기 감독 임명 작업은 속도를 내고 있다. 구단주들도 오늘 영국에 올 예정이다. 이는 내일로 예정된 프리미어 리그의 연례 모임에 참석하기 위함인데, 영국에 자주 오기 힘든 미국인 구단주들로서는 이번에 새 감독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겠다. 그 시점은 보통 빠르면 금요일로 얘기된다.


언론마다 말이 다른 대목 중 하나가 왜 마르티네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느냐인데 이는 리버풀의 스포팅 디렉터 임명과도 연계되는 부분으로 아직 오리무중이다. 즉 마르티네스는 위건에서 클럽의 유스부터 1군까지를 폭넓게 책임지는 권한을 누리고 있는데 리버풀의 새로운 운영 구조에서는 그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리버풀과 마르티네스 사이에 견해 차가 큰 것이 아니냐는 거다. 루이스 판 할이라는 자기 색을 드러내길 좋아하는 유력한 리버풀 스포팅 디렉터 후보 때문에 더욱 갈등이 예상되는 바였다. 


하지만 많은 언론이 여전히 판 할을 지목하지만 텔레그라프는 구단주들이 판 할에 대한 관심을 접었다고 하고 있어 만약 그렇다면 마르티네스가 감독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리버풀 구단주들이 스포팅 디렉터 모델을 포기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지나치게 언론에 많은 말을 흘리는 위건 구단주의 의견과 달리 리버풀이 마르티네스에게 감독 자리를 제시하기는 커녕, 화요일에 만나지도 않았으므로 마르티네스가 절대적으로 유력한 리버풀 감독 후보라고 볼 근거는 없다. 


리버풀의 차기 감독 찾기 작업은 단지 감독만 찾는 것이 아니라 리버풀의 클럽 운영 구조 전체를 재편하는 작업의 일부였기 때문에 빨리 진행될 수 없었다. 구단주들은 처음부터 그 점을 분명히 했지만 많은 팬들과 언론에서는 너무 질질 끈다거나 산탄총 쏘듯 마구잡이 방식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축구를 너무 모른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유로 2012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이적 시장도 곧 열리는데 너무 안이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선수 몇 명을 데려오기에 앞서 올바른 감독 임명이 선행되어야 하고, 감독이 새로운 선수 몇 명보다 더 중요할 수 있음을 생각하면 FSG의 방식을 무조건 비판할 수는 없다. 


FSG의 방향이 성공을 의미하느냐는 별개의 질문이 되겠지만 FSG가 거액을 투자해 인수한 리버풀을 망하게 하지는 않을 거라는 희망을 가져볼 수밖에 없다. 또 모든 언론들의 보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무언가가 나오기 전까지는 로저스가 감독이 됐다고 단정짓지도 말아야 할 것이다. 적어도 이번 주 내로는 결론이 날 것 같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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