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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헨리
일주일 정도 소식을 제대로 접하지 못하는 사이 리버풀이 드디어 새로운 주인을 찾게 되었다는 소식이 나왔다. 각종 언론에서 많은 기사들이 쏟아져나왔는데 최근 소식이 기존의 내용들을 담고 있어 예전 뉴스들을 전부 읽지는 않기로 했다.
잘 알려진 대로 리버풀은 뉴 잉글랜드 스포츠 벤처스(NESV)라는 곳에 팔리게 되었고, 이 컨소시엄은 보스턴 레드 삭스를 소유하고 있으며 존 헨리를 비롯해 여러 명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구단주인 힉스는 리버풀의 실제 주인인 질렛과 자신의 뜻에 반해서, 또 지나치게 낮은 가치(300m 파운드)에 클럽을 팔 수 없다고 주장하여 실제로 NESV가 리버풀을 인수하기 위해서 고등 법원의 판결을 받아야하는 상황이다.
이상한 상황이긴 했다. 8월을 뜨겁게 달군 케니 황과 시리아계 캐나다인 Kirdi의 인수설이 나돌 때부터 리버풀이 클럽 지분을 100% 소유한 질렛과 힉스가 바라지 않는 곳에 팔리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두 구단주가 RBS와 와코비아로부터 대출을 받아 리버풀을 인수했고, 대부분의 돈을 빌려준 RBS가 대출 기한을 연장하는 조건으로 클럽을 매각하도록 하면서 그 권한을 구단주들이 아닌 이사회에 부여했기 때문이다. 리버풀의 5인 이사회에서 힉스와 질렛은 영국인인 세 명의 이사들보다 많은 표를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세 명의 이사가 원하는 곳에 클럽이 팔릴 수 있는 구조다. RBS가 마틴 브로튼을 리버풀의 회장으로 영입하도록 한 것은 바로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인지 모른다.
그러나 리버풀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은 세 명의 이사들이 리버풀을 매각할 수 있다는 것은 여전히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상황이지만 지난 6월에 미국인 구단주들이 리파이낸싱을 시도할 때도 세 명의 이사는 법률 자문을 받은 이후에 자신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에 브로튼 회장은 자신만이 리버풀을 어디에 팔지 결정할 수 있고 이사의 임면권도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했고 이 점에 대해 구단주들이 다른 의견을 갖고 있어 법정에서 재판이 열릴 것이다.
힉스는 퍼슬로우와 에어 두 명의 이사를 해임하고 자신의 아들과 또 한 명 자기쪽 사람을 새로 이사로 임명하려고 시도했는데 RBS는 그에게 그런 권한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국의 회사법에 따르면 통상 주주들은 이사를 임면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기에 힉스와 질렛에게 그 권리가 있는지 여부는 RBS와 구단주들이 작성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문서의 유무 그리고 그 해석에 달려 있다. RBS가 원고이기 때문에 그 은행이 승소에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고, 브로튼과 퍼슬로우도 클럽이 법정관리와 9점의 승점 삭감 없이 더 나은 구단주에게 매각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 RBS가 1공식 성명을 통해 퍼슬로우와 에어를 제거하려고 한 구단주들의 행동이 계약 위반이기에 자신들이 그것을 금지할 수 있는 법적 권리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하여 RBS측의 승소에 무게가 실리는 듯 하다.
현재 NESV는 재판이 끝날 때까지 공식 발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알려져있는데 언론사들은 관계자들의 견해를 계속해서 보도하고 있다. 법정 관리에 따른 승점 삭감이 있으면 NESV가 클럽을 인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리버풀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기도 했는데, 지난 밤 싱가포르의 갑부 피터 림이 대기하고 있다는 BBC발 특종이 나오면서 NESV의 협상력은 축소되었다. 피터 림은 NESV보다 더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대출 없이 리버풀을 인수할 수 있으며, 리버풀이 법정 관리에 들어가도 인수할 뜻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브로튼이 림 대신 NESV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 듯한데 아직은 자세히 전해진 바가 없다.
바로 오늘부터 열리게 될 재판들은 리버풀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하지만 오늘 재판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재판에서 리버풀은 당사자가 아니라고 한다. RBS와 힉스의 대결이다. 브로튼 회장으로 대표되는 리버풀은 며칠 후에 당사자로 재판에 참여할 것이다. 하지만 현금이 부족해보이는 NESV로의 매각이 과연 바람직한지, 싱가포르 갑부 피터 림이 더 나은 건 아닌지, 재판 때문에 매각 시기가 늦춰져야 하는지, 아니면 RBS가 금요일에 리버풀의 주인이 되어 법정 관리와 승점 삭감이 있더라도 빨리 파는 게 나은지 등 풀어야 할 문제는 산적해있다.
며칠 사이의 관련 기사는 너무 많지만 필요하다고 생각한 몇 가지 링크들을 아래 적어둔다.
이 미러 기사가 현 상황을 가장 쉽게 잘 정리한 것 같다.
- 승점 삭감 여부에 대해서는 상반되는 두 개의 기존 사례가 있어서 논란이 되었는데 현재 프리미어 리그의 수장 스쿠다모어는 현재 리버풀 상황이라면 승점 삭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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