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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시피 이번 시즌 프리미어 리그가 두 경기만 남은 상황에서 첼시와 맨유는 승점 1점 차이로 박빙의 우승 레이스를 펼치고 있고, 첼시와 리버풀의 경기 결과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38라운드에서 첼시는 위건, 맨유는 스토크와 홈 경기를 가지므로 양팀 모두 승리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러므로 이번에 각각 리버풀, 선더랜드에서 있을 원정 경기 결과가 중요한 것이다. 첼시가 패하고, 맨유가 승리하면 맨유의 우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리버풀 팬들이 최근 몇 년 라이벌 관계가 된 첼시에게 져주자는 말을 하게 된 것은 만약 이번 시즌 맨유가 우승한다면 잉글랜드 1부 리그 최다 우승팀이 맨유로 바뀌기 때문이다. 리버풀 팬들 사이에서 '져주자'는 말은 의외로 공감을 얻고 있고, 잉글랜드 언론에서도 작금의 난처한 상황에 대한 기사나 여론 조사 결과 등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불성설이다.
우선 '져준다'는 건 승부조작이다. 룰과 시스템을 무시하는 이런 사고를 할 정도로 맨유에 대한 증오가 심하다면 맨체스터에 가서 테러를 감행하라고 권하고 싶다. 일부 팬들의 바람이 아니라 실제로 선수들도 그런 생각을 해서 첼시에게 고의로 패한다면 맨유의 항의에 의해 조사를 받을 것이고 혐의가 인정되면 벌금이나 강등과 같은 엄청난 불이익을 안게 될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그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겠지만 궁극적으로 클럽의 가치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사고가 어떤 식으로건 긍정된다는 건 큰 불행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자신들도 팬이라고 주장한다. 팀을 욕하고, 시도 때도 없이 감독을 해고하라고 주장하면서 모두 자신도 팬이고 클럽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나도 같은 팬이다', '나도 클럽을 사랑한다'는 문구는 전가의 보도처럼 아무 말이나 내뱉어도 되는 근거로 사용된다.
팬에게는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부정적인 사고로 가득찼음에도 자기도 팬이니까, 클럽이 걱정되니까라며 독설을 내뱉는 사람은 이미 팬이 아니다. 그럼에도 떠나지 않고, 별로 기대도 되지 않는 클럽의 팬사이트에서 독을 퍼뜨린다. 비판은 할 수 있다. 그러나 팬은 정의상 자기가 좋아하는 대상을 미워하지 않는다. 팬이 어떤 이유에서건 축구 클럽에게 패배를 요구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그렇게 해서 첼시가 우승하고, 맨유의 리그 19회 우승을 막고 얻는 것은 어떤 변태적 즐거움일까. 리버풀과 같은 클럽에게 패배는 수치이며, 라이벌팀에게 홈에서 패하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맨유가 밉더라도 스스로를 깎아먹는 주장을 해서는 안된다. 최다 우승은 언젠가 다시 기록할 수 있다. 이미 좋지 않지만 가능한 리그 순위를 높게 끝내는 게 다음 시즌을 위해서도 여러모로 좋다. 리버풀의 자발적 패배를 말하는 것보다, 차라리 선더랜드를 응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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