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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드리드의 마트

by wannabe풍류객 2019.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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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스페인 여행에서 대부분의 숙박을 가족과 지인의 집에서 해결한만큼 식사도 외식이 아닌 가정식일 경우가 많았다. 그런 이유로 스페인의 마트에도 많이 가보았다. 10년 전에는 집 근처의 '디아'라는 마트를 주로 이용했는데, 이번에는 더 나아진 환경 때문이랄까 규모가 더 큰 '까르푸'를 많이 방문했고, 까르푸보다는 작아도 디아 매장보다는 훨씬 큰 '알 깜포' 매장도 서너 번은 가보았다.

 

10년 전의 디아에 대한 기억은 매우 희미하지만 형수님이 손으로 끌고 다니는 카트를 집에서 가져와 디아 매장 출입구 쯤에 세워 두고 장을 봤던 기억이 난다. 앞서도 말했지만 디아는 규모가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식사를 해결할 식료품은 충분히 마련할 정도의 물량은 갖추고 있었다. 바게뜨, 계란, 와인, 초리소, 다농의 떠먹는 요구르트 등등. 10년이 지난 현재도 마드리드 시내에 디아는 많이 존재했고, 예전에 다녔던 그 디아 매장도 현재 운영 중이었다. 하지만 '디아 XX'라는 식으로 몇 가지 다른 형태의 매장들이 있는 듯 했다. 이번에는 디아를 한 번도 가 보지 못했다.

 

10년 전 마드리드에는 여자친구를 한국에 두고 나 혼자 다녀왔는데 그녀는 지금은 아내로서 그리고 우리의 두 아이와 함께 스페인 여행을 함께 했다. 네 가족이 마드리드에 도착한 첫 날 바라하스 공항을 떠나 간 첫 행선지는 까르푸였다. 야외 주차장이 크게 운영 중인 걸 제외하면 한국의 대형마트와 매우 유사한 환경이었다. 마트에서 산 품목도 예전과는 조금 달라졌는데 이번에는 바게뜨를 단 한 번만 구매했고, 멜론을 매우 많이 구매했다. 전에는 오렌지를 많이 먹었는데 형과 형수님의 선택은 바뀌었다. 마침 멜론이 제철인지 저렴하고 아주 달았다. 그리고 무알콜 맥주를 많이 마셔보았는데 꽤 괜찮았다. 산 미구엘의 레몬 radler(과일이 들어간 맥주인 듯)를 많이 마셨고, 마드리드의 유명 맥주 마오우의 radler도 괜찮았다. 귀국 후 한국 대형마트에서 비슷한 것을 찾아봤는데 거의 없었고 비트버거의 레몬 버전이 그나마 비슷했지만 너무 달았다. 타이거 비어의 알콜 2% 버전을 다음에 시도해볼 예정이다.

 

와인은 의외로 형이 마시지 않아서 달리 같이 마실 사람이 없는 관계로 몇 병 못 샀다. 정확히는 고작 한 병을 사서 마드리드에서 비우고 왔고, cava 한 병을 사서 한국에 왔고, 바라하스 공항 면세점에서 el coto 한 병을 추가로 사왔다. 내가 마트에서 산 와인은 리오하의 깜포 비에호 2015년산이었다. 많은 스페인 와인이 그렇듯 리오하 산이고, 뗌쁘라니요 품종을 이용했다. 마트에서 설명을 본 바로는 스페인 와인은 뗌쁘라니요 품종을 많이 썼고, 미국 오크통에서 숙성했다. 5 유로를 조금 넘는 가격(행사상품이었다)으로 까르푸에서 샀는데 만족스러웠다. 더 다양한 와인을 못 먹어본 것은 아쉽다.

 

아무래도 마트에서 주로 사는 것은 식료품이고, 마드리드 마트의 식료품 코너의 풍경은 한국과 좀 다르다. 가장 이채로운 것은 하몬이, 큼직한 돼지 다리가 걸리거나 쌓인 채로 판매되는 광경이다. 100유로가 넘는 것도 많고 그 이하의 상품도 있다. 전에도 몇 번 먹어본 살치촌, 초리소도 많다. 가스파초도 다양한 상품이 자리를 차지한다. 유당이 없는 우유를 찾는 아내를 위해 우유 코너에 가보면 그런 제품도 종류가 다양했다. 과일뿐 아니라 우유, 맥주 등의 저렴한 가격은 한국의 비싼 물가를 실감하게 한다. 맥주 한 캔은 0.5유로 정도면 사고, 여타 많이 먹는 식품은 1, 2유로 수준에서 해결할 수 있는 편이었다.

 

특이한 구매품으로 부스터가 있다. 어린 아이들을 위해 꼭 필요한 줄 알고 스페인에 도착한 다음 날 오전에 가서 샀다. 혹시나 모를 단속에 대비하기 위함이고 물론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스페인의 벌금이 매우 비싸다는 말을 듣기도 했는데 보름간 한 번도 경찰의 단속을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렌터카를 빌릴 때는 꼭 필요한 모양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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