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펨코리아 가입 기념으로 썼던 글을 그대로 여기에도 저장해둔다. 전에 여기서 쓴 글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https://www.fmkorea.com/1134401359
메시가 2011년 베티스와의 코파 델 레이 경기 때 골 세레모니를 하며 인종차별적 제스쳐를 취했다는 것 때문에 지금도 논란이 되는데, 이 논란을 최근에야 조금 깊이 알아보게 되어 새로운 부분에 대해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기본적인 사실로 짚고 넘어갈 것은 당시 선수 중에 아시아계는 없었고(그리하여 관중석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어떤 아시아계를 인물을 향해 메시가 그런 포즈를 취했다고 주장되었고), 사진에 대한 설명을 보면 해당 제스쳐는 메시가 당시 세 골을 넣었는데 그 중 첫 골을 넣은 다음에 이루어졌다고 하고, 이미 잘 알려졌지만 이니에스타의 딸은 아직 태어나기 석달 전이었다는 정도입니다.
그러면 메시가 관중석을 향해 그런 손짓, 얼굴 표정을 지었다는 주장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펨코를 비롯해 여타 카페 등에서 몇 개 검색하여 읽어본 관련 주장 글들은 거의 모두 동일한 가정을 하고 있습니다. 첫 골을 넣은 메시의 뒷 모습이 보이는 사진을 통해 사진사의 위치를 메시 뒤편으로(아마도 터치라인 쪽) 규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인종차별적 제스처가 담긴 사진에서 메시 얼굴의 방향은 관중석을 향했다는 것입니다. 메시 얼굴의 오른편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첫 골 장면의 영상을 보면 전혀 그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BKkXI6phJg&t=285s 메시는 골을 넣은 직후 코너쪽으로 달려갔고, 곧 이어 이니에스타가 오는데 이 과정에서 메시는 해당 제스쳐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메시가 이니에스타를 향해 어떤 좋은 의미로 눈을 찢었다고 볼 수 없는 것이죠. 이어서 곧바로 페드로, 사비, 알베스 등이 몰려옵니다. 잠시 베티스 선수들의 영상으로 넘어가지만 다시 바르셀로나 선수들에게 둘러싸인 메시를 보게 됩니다. 비야와 막스웰도 합류한 걸 확인할 수 있지요. 이후 바르사 선수들이 하나 둘 제자리로 돌아가고 화면은 다시 베티스 선수로 전환되고 이어지는 화면에서 막스웰과 메시가 단둘이서 손을 잡고 포옹을 합니다. 이어서 메시는 피케와 둘이 축하를 하고 이어서 혼자 두 손을 들고 하늘을 보며 자축을 하다가 화면은 골 리플레이로 넘어가고 경기는 재개됩니다.
정리하면 메시가 이니에스타와 포옹하고 이어서 팀 동료들에 에워싸이는 와중에 그 제스쳐를 할 수 없습니다. 했다면 해당 사진에 다른 선수들이 같이 찍혀야하죠. 그가 혼자 있었던 순간에 그 사진이 찍혔고 그 순간이 가능한 것은 제가 보기에 막스웰과 단 둘이 있기 전의 잠깐 동안이 아니면 피케와 헤어지고 혼자 자기 자리로 돌아가던 와중의 어느 시점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게 왜 중요하냐면 메시는 베티스 골문의 코너 방향에서 시작하여 점점 중앙선 너머 자기 진영으로 돌아가는 와중이기 때문입니다. 결코 메시는 이전에 나온 주장들이 암시한 것처럼 이니에스타 근처에서 가만히 서 있다가 갑자기 그 제스쳐를 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메시는 관중석이 아니라 오히려 어떤 선수를 향해 아마도 우호적인 의미로 그런 행동을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메시의 방향이 관중석이 아니라 경기장 안쪽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은 사진사의 위치에 대한 이전글들의 문제점과도 연결됩니다. 이전 글들에서 해당 장면을 찍은 사진사의 위치는 잠재적으로 혹은 명시적으로 코너 근처이지만 터치라인쪽인 것으로 규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골라인 뒤쪽 수많은 사진사들 중 하나였다고 해도 각도상 별로 문제가 없다고 보고 오히려 그쪽에 있었다고 봅니다.
이전 글들에 인용된 이미지 사이트에서 해당 경기의 장면은 다음 주소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www.belgaimage.be/#/search/images?sorting=desc&filters_;&text=messi%20betis%202011
이
이미지들은 시간적으로 최근 것이 먼저 나오도록 정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사진별 시간 간격은 유추만 할 수 있을 뿐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첫번째, 두번째 줄에서 알 수 있듯이 메시는 골을 넣고 이니에스타와 만난 이후에 그 제스쳐를 취했지만 그게
어느 정도 지난 시점인지는 모른다는 것입니다. 다만 메시의 뒤에 관중석이 있는 걸 보면 당연히 관중석이 아니라 경기장 안의
누군가에게 그런 제스쳐를 했다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세번째 줄의 사진들에 대한 설명도 하려고 했지만 첫 글인데 너무 길어져서 이 정도로 마무리합니다. 관중석을 향해 메시가 그런 제스쳐를 취하지 않은 것 같다는 메시지는 전달되리라 봅니다. 그럼 그 제스쳐의 의미가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검색해보았지만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참고로 해당 사진에 대한 2011년 1월 당시 국내 언론 뉴시스 기사의 설명은 "개구쟁이", 귀여운 등의 표현이 들어갔습니다.
제가 참고한 이전 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https://www.fmkorea.com/best/678023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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