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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orary

운전면허- 장내기능 1일차

by wannabe풍류객 2018.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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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컨디션이 말이 아니어서 과연 오늘 학원에 가야하나 고민이 많았다. 병원에 다녀온 결과 현재로서는 그냥 감기로 보인다고 하기에 일단 가고 상태가 안 좋으면 내일 교육은 연기할까 생각했다.


학원에 도착했는데 누가 내 담당 강사인지 알 수가 없었다. 너무 많은 강사들과 교육생들이 뒤섞여서 강사의 이름표들을 훑어봐도 내 담당은 없었다.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니 조금 후에 누군가 나를 부를 거라고 했다. 과연 그러했고, 카드와 지문으로 출석체크를 하고 자동차로 향했다.


자동차는 베르나였다. 보아하니 장내기능의 2종은 베르나로 하고, 도로주행은 다른 차(액센트?)로 하는 듯 했다. 허름한 차에서 드디어 내가 운전대를 잡기 전에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사항들을 강사님이 알려주셨다. 지금 생각하면 모든 것이 기능검정의 통과를 위한 철저히 시험 위주의 교육이었다.


전조등과 와이퍼 조작, 기어변속하는 방법, 브레이크와 액설레이터 밟는 법 등등의 간단한 교육이 있고 내가 운전석에 앉아 직접 처음으로 운전을 하게 되었다. 첫 한 시간은 연습장을 계속 좌회전하며 빙글빙글 도는 것이었다. 하지만 일단 핸들 잡는 법이 익숙치 않아 많이 애를 먹었다. 전방을 주시하며 때로는 브레이크를 밟아줘야 하고 핸들을 조작하다보니 오른쪽으로 돌릴 대목에서 왼쪽으로 돌리기도 하는 등 엉망진창이었다.


자동차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차가 일단 출발하면 가속을 하지 않아도 차는 굴러간다는 점이었다. 대략 시속 8킬로 정도로 진행이 되는 것으로 보였고, 기능 검정 때는 대개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유지하거나 더 낮추고, 경사코스나 가속 구간의 두 곳에서만 속도를 높여주면 되었다.


한 시간 교육을 끝내고 잠깐 쉬고 두 번째 시간이 되자 거의 처음부터 주차 연습이 시작되었다. 며칠 전에 아내가 아파트 단지에서 주차를 애먹으며 하는 걸 제대로 도와주지 못 하던 터라 T코스에서 그렇게 쉽게 후방 주차가 되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처음에 왼쪽으로 많이 붙여서 진입하고, 어깨를 어떤 선에 맞추고, 오른쪽으로 핸들을 반바퀴 돌려 전진하다가 또 어디에서 멈추고, 이후 왼쪽으로 완전히 핸들을 다 돌리고 후진하면 주차 완료였다. 만약 기능 시험에 통과하더라도 많이 연습을 해야 어떤 주차장에서도 주차가 가능할 것 같았다.


직각 주차 코스를 몇 번 한 이후에는 곧바로 기능검정 시험장으로 이동했다. 실제로 이 학원에서 시험을 보는 장소였다. 시험장에서 바로 연습을 해도 되나, 누가 시험보고 있는 건 아닌가 괜한 걱정을 했지만 이 학원은 하루 한 타임만 시험을 본다고 한다.


처음에는 강사님이 시험 코스를 한 바퀴 돌며 주의할 점들을 설명해주었고 그 다음에는 두 번 정도 내가 해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안내 멘트에 따르지 않고 성급히 조작했다가 감점을 당하기도 했고 속도 때문인지로 또 한 번 감점을 당했다. 액설레이터는 생각보다 매우 민감했다. T코스는 처음에 진입할 때만 잘 해낸다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통과할 것 같았다.


맹추위에도 불구하고 진땀이 날 뻔한 순간들을 보내고나서 집에 돌아왔지만 여전히 몸은 제 상태가 아니라 내일은 어떻게 운전을 할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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