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도로 후불의 미스터리
며칠 전 저녁시간에 s알리미에서 돈이 출금되었다는 알림이 왔다. 봤더니 민자도로 후불이라는 이름이었고, 2,100원이 출금되었다. 그보다 더 며칠 전에 고속도로를 이용한 적은 있지만 톨게이트에서 요금을 다 내고 다녔기에 무언가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글 등에서 민자도로 후불이라는 명의로 돈을 출금해간 경우를 검색해봤지만 별로 건수도 없었고 그런 일을 당한 사람들은 무슨 영문인지 모르고 있었다. 늦은 시각이라 일과 시간이 되면 어디에건 문의해보리라 생각했다.
그러던 중 한국도로공사에서 하이패스 이용 차량을 대상으로 미납요금을 낼 수 있도록 만든 사이트를 발견했다. 나는 하이패스를 이용하지 않지만 어차피 도로공사에서 청구한 금액이라 생각해 사이트에 가입하고 여러 곳에서 조회를 시도했지만 어떤 청구내역도 발견하지 못 했다. 청구도 되지 않은 돈이 어떻게 출금이 되는가?
하지만 한국도로공사에 전화한다는 걸 며칠 까먹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해볼 마음을 먹게 되었다. 우선은 신한은행 어플에서 다시 내역을 조회해봤다. 그런데 놀랍게도 민자도로 후불 외에 한국도로공사에서도 다른 날에 네 번에 걸쳐서 몇 백원 정도씩 출금한 내역을 발견했다. 점점 수상하고 이상함을 느꼈다. 무엇보다 이상한 것은 이 5건의 출금이 카드결제 내역이라고 하는데 신한카드 어플에서는 그런 결제를 한 기록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한국도로공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니 상담사분은 하이패스 카드를 썼냐 후불교통 체크카드를 썼냐고 물어봤다. 톨게이트에서 현금 게이트로만 다닌다고 하자 상담사는 후불교통 체크카드로 결제할 경우 바로 결제되는 게 아니라 나중에 되는 것 같다, 자세한 것은 카드사로 전화해보라고 답변했다.
통화를 끝내고 다시 신한카드 어플에 들어가서 조회를 해보았다. 이용내역 조회 중 승인내역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다. 혹시나 싶어 이용내역(매입)으로 들어가서 고속도로를 운전한 날 이용한 체크카드의 내역을 봤으나 여전히 그런 결제내역이 없다. 그런데 필터선택의 여러 항목 중 이용구분에서 일시불(일반)이 아니라 일시불(기타)를 선택해서 조회했더니 내가 의심스럽다고 생각한 5개의 결제 건이 모두 내가 고속도로를 이용한 날짜로 검색되었다. 즉 체크 카드 결제 건임에도 바로 통장에서 빠져나가지 않고, 며칠의 시간 간격을 두고 출금이 되었다는 말이다.
상담사의 말을 환기한다면 후불교통카드 기능이 없는 체크카드로 결제했다면 바로 통장에서 출금이 될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되었건 나갈 돈이 나간 것이긴 한데 흔치 않은 경우들이 모여 나에겐 작은 혼란을 안겨주었다. 보통은 신용카드로 결제해왔고, 그럴 경우 카드 결제일에 결제되는 뭉칫돈의 일부로 처리가 되어와서 이런 일은 처음 겪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