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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인치 UHD 모니터 구매 후기

wannabe풍류객 2020. 2. 2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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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세일에 말려들었다. 23인치 모니터에 만족하기가 조금은 어렵던 찰나에 할인 이벤트가 시작되어 여러 제품의 유혹을 받던 와중에 삼성의 32인치 모니터, S32R750을 구매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점이 고려되어야했다. 기존 23인치 모니터와 이번 32인치 듀얼로 갈 것인가, 아니면 32인치만 남길 것인가. 듀얼로 간다면 책상 폭을 고려할 때 공간이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32인치가 아닌 27인치 모델들도 심각하게 고민했다. 하지만 TV나 모니터는 큰 게 좋기에 결국은 32인치로 낙착되었다. UHD 모델을 보면 27이나 32 사이에 가격이 큰 차이가 나지도 않았다.

 

처음에는 LG의 32인치 중 가장 대중적인 모델을 고르려고 했고 빅스마일데이 첫 날에 살 수 있었으나 오후가 되자 이벤트가 끝나버렸고 다시는 살 수 없었다. 이후로는 가격 경쟁력이 큰 크로스오버 모델을 고려해보기도 했고, 한성의 모델들도 고려해봤다. 한성의 신제품 모델들은 여러모로 매력적이었는데 불과 얼마 전까지의 출시 이벤트 가격과 현재 가격의 차이가 커서 선뜻 고를 수 없었다.

 

이후에는 HP의 27인치, 32인치 모델을 거의 구매할 뻔했다. 디자인이 날렵해보였고, 스펙에 비해 가격도 괜찮았다. 구매자가 너무 적어 리뷰가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그 점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HP 제품을 샀을 것 같다.

 

이렇게 며칠을 보내면서 모니터 할인 이벤트가 쿨엔조이 사이트에 수시로 올라온다는 걸 처음 알게되었다. 모니터는 일단 사두면 몇 년을 신경을 안 쓰다보니 그런 곳이 있는 줄도 몰랐다. 이번에 아주 새로운 정보를 얻지는 못했으나 향후 참고는 해봐야겠다.

 

최종 결론은 삼성의 32인치 모니터였는데, 사실 내가 산 것보다 더 싼 제품이 있다. 쿠폰 적용 후 28만원대로 32인치 UHD 모델을 살 수 있었다(상품권 포함이었는지 헛갈린다). 모니터 스탠드를 벽에 완전히 붙일 수 있다는 점과 큰 가격 차이가 없다는 점 때문에 S32R750을 선택했다. 밝기가 200~250 정도에 불과해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리뷰에서 그걸 지적하는 사람은 못 봐서 쓸만은 하겠구나 짐작했다.

 

결국 이렇게 제품 박스가 도착했고 서둘러 설치를 해보았다. 하나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었다. 모니터 화면을 바닥 방향으로 놓고 스탠드를 결합시키려고 하는데 잘 되지 않는 것이었다. 이거 불량인가 싶어 전화를 할까말까 하던 찰나 스탠드를 뒤집어서 끼우려고 했던 걸 깨달았다.

 

결합 후 책상에 거치시키려고 하는데 생각보다는 무거워서 살짝 긴장해야했다.

 

화면을 분할해서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삼성 홈페이지에서 받아 설치했다. 가끔 불편한 점이 있지만 유용한 편이다.

 

유튜브에서 4K 영상을 재생해보았다. 표현은 잘 되는데 감동을 받지는 못 했다.

 

큰 신경은 안 쓰지만 불량 화소가 보이나 싶어 체크용 영상을 돌려봤다. 역시 발견하지는 못 했다. 소위 중소기업의 모니터들은 보통 무결점 모델이 따로 있어서 구매할 때 고민을 더 하게 만드는데 대기업 제품은 신경쓸 필요가 없는 편이라 다행이다.

 

지금부터는 그 외에 실 사용 이후의 문제점, 고민 등을 적어본다.

 

우선 이 모니터로 처음 써본 VA 패널에 대한 느낌이다. 이미 오래 전 일이지만 모니터를 선택할 때 패널은 보통 TN 아니면 IPS 중 골라야했는데 이제는 VA 패널의 비중도 많아진 느낌이다. VA 패널이 명암비가 좋아서 영화볼 때 좋다는 말이 있어 혹하긴 했는데 아직은 실감을 할 수 없었다.

 

대신 첫 느낌은 "어 이게 뭐지"에 가까웠다. 23인치 IPS 모니터를 볼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또렷함이 떨어진다고 할까, 다른 사람들은 뿌연 느낌이라고 표현하는 그런 상황 같다. 이후 모니터 뒷면의 버튼을 이용해 색감을 조절하다보니 내가 익숙한 느낌에 가깝게 변경시킬 수는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컴퓨터가 느려졌다는 점이다. 가성비로 유명한 라이젠 2200g를 쓰다보니 내장 그래픽을 이용하고 있는데 프로그램 실행 속도가 이전보다 느려졌다. 테스트 결과 UHD보다 낮은 QHD로 해상도를 낮추면 괜찮아지긴 했다. 아직 견딜만한 수준이긴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을 해야했다. 처음에는 그래픽 카드를 사서 해결해보려 했는데 워낙 가격이 비싸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 채굴용으로 사용된 저렴한 중고 제품들도 고려했지만 위험성을 안아야 했기에 망설여졌다. 그러던 차에 램을 늘려보면 어떨까 싶어 알아보니 램 값이 지금은 저렴한 편이라 기존 4+4에 다시 4+4를 더해 16기가로 운용해볼 계획이다. 이걸로 해결이 안 된다면 결국 그래픽 카드까지 살 수도 있겠다. 그런데 그래픽 카드가 어느 수준을 넘어가면 파워서플라이까지 더 수준을 높여야해서 다시 고민이다. 램 증설로 문제가 나아지길 바랄 뿐이다. 자꾸 그러다가 CPU까지 바꿔야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자잘한 글씨가 많은 신문자료를 봐야할 때는 큰 화면과 고해상도가 위력을 발휘했다. 신문자료를 보고 바로바로 정리하기에는 매우 적합한 상황이 된 것 같다. 그 밖에도 문서 여러 개를 띄우고 작업할 때도 편리할 것으로 보인다.

 

내장 스피커는 없는 모델인데 그것과 별개로 워낙 화면이 커서 원래 쓰던, 10년도 더 된 커다란 스피커를 치워야했다. 대신 사놓고 모셔뒀던 베오플레이 스피커를 컴퓨터에 연결해 쓰게 되었다. 또한 작년에 어렵사리 샀던 길죽한 데스커의 모니터 받침대가 이제는 짐이 되어버렸다. 받침대가 필요없는 커다란 모니터와 책상 위에서 공존하는게 어색해진 것이다. 일단은 23인치 모니터를 올려놓아볼 계획인데 영 마땅치 않다면 모니터암을 하나 구하고 받침대는 처분을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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