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비의 일요일 경기들
런던팀들끼리의 경기, 그 중에서도 특히 아스날과 토트넘의 경기가 인상적이었던 어젯밤이다. 북쪽의 머지사이드에서 리버풀과 에버튼도 더비 경기를 펼쳤고 그 결말은 매우 극적이었다.
가능하면 리버풀 경기를 보려고 했지만 늦은 시각에 시작하여 아스날-토트넘 경기의 후반부만 시청했다. 전반은 토트넘이 2:1로 앞섰다. 하이라이트를 보건대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던 모양이다. 그밖에도 손흥민은 좋은 슛 기회를 얻었지만 골을 넣지는 못했고 후반에 루카스 모우라로 교체되었다. 후반전의 아스날은 매우 활발해보였고, 약간의 운도 따르는 가운데 3골을 넣으며 경기를 완전히 뒤집어버렸다. 지난 리버풀 경기에서도 가장 활약이 좋은 축이었던 토레이라가 골까지 넣었다.
경기 전 가디언의 기사를 보니 포체티노와 에메리는 개인적으로도 이전부터 친분이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에메리가 발렌시아를 떠나며 자신의 후임으로 에스퍄뇰의 감독이었던 포체티노를 임명하라고 구단 운영진에 말했다는 것이다. 실제 발렌시아는 포체티노에게 연락을 했는데, 포체티노가 에스파뇰에 대한 충성심 때문에 받아들이지는 않았고, 이후 포체티노가 에메리에게 전화해서 감사를 표하며 둘의 좋은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포체티노가 PSG에서 오리에와 루카스 모우라를 영입한 것도 에메리의 조언이 역할을 했다고 한다.
리버풀 경기는 아침에 지하철에서 13분짜리 하이라이트로 봤다. 스포일러를 당하지 않기 위해 주의했으나 국내 포털에서 영상까지 가는 과정에서 그러기란 쉽지 않다. 리버풀이 승리했다는 기분좋은 스포를 일단 당하고 영상을 보는데 골 기회가 양팀에서 너무 많이 나왔다. 리버풀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에버튼에 내준 기회도 적지 않았다.
이미 오리기가 결승골을 넣었다는 정보를 알고 봤는데 경기는 수많은 슛에도 불구하고 0:0의 점수를 유지했다. 즉 오리기의 골이 유일한 골이었던 것이다. 더구나 경기의 추가시간의 마지막 1분에 나온 골이었다. 얼핏 보기엔 골라인을 넘어가는 듯 보이기도 했던 반 다이크의 빗맞은 슛은 골대 윗부분을 두 번 때리고 픽포드가 쳐낸 것이 하필 오리기의 머리로 향하여 코믹한 결말을 마무리했다.
지난 PSG 원정 경기에서 경기장의 어마어마한 분위기에 놀랐다. 관중의 열렬한 반응, 소음이라고 하면 안필드가 둘째라면 서러워할 곳이지만 PSG의 경기장도 대단했다. 어젯밤 아스날의 홈 경기장도 지역 라이벌을 상대로 골 잔치를 벌인 팀 덕분에 꽤 들썩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