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러거의 두 배의 주급을 받는 아퀼라니가 이탈리아 클럽들과 이적 협상 중
올림픽의 열기 혹은 광풍이 모든 이슈를 잠재우는 요즘 리버풀 선수 아퀼라니가 이번에는 진짜로 팀을 떠날 가능성인 높게 점쳐지고 있다. BBC의 경우 리버풀이 피오렌티나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보도하고, 텔레그라프는 아퀼라니가 현재 이적 협상을 진행 중인 클럽은 피오렌티나뿐 아니라 여럿이라고 말하고 있다.
국내 팬커뮤니티에는 아퀼라니의 이적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20m 유로(혹은 파운드)에 영입된 선수가 헐값에 팔려나가는 상황의 부끄러움(리버풀이 호구냐, 왜 이렇게 장사를 못하냐 등등으로 인한)이 많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퀼라니가 정말 놓치면 후회할 선수라서는 아니다. 그렇다면 아퀼라니 활용에 대한 감독의 입장을 어느 정도 존중해줘야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문제는 아퀼라니에게 지불하는 리버풀의 돈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바로 몇 시간 전에 나온 텔레그라프 기사에 따르면 아퀼라니의 주급은 12만 5천 파운드로 리버풀에서 모든 선수 경력을 보내고 있는 제이미 캐러거의 두 배에 달한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6.5m 파운드에 해당한다. 이 수치는 예전에 알고 있던 아퀼라니 주급보다 훨씬 큰 것인데 확인이 필요하다(같은 날 데일리 메일은 6m 파운드 이상이라는 유사 수치를 거론했다). 사실이라면 아퀼라니 이적은 무엇보다도 이해가 되는 혹은 추진해야만 할 일임을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텔레그라프의 기사 내용처럼 리버풀은 명목상의 금액만 회수할 전망이다. 지금의 세계적 불황 중에서도 이탈리아는 재정 위기가 심각한 축인데, 이적료가 아무리 적더라도 아퀼라니에게 만족할만한 주급을 제안할 클럽이 많지도 않을 것이다. 아퀼라니는 리버풀과의 남은 계약 기간 2년 간 얻을 수 있는 돈을 포기하기 힘들 게 분명하다. 그의 주급 문제는 지난 2년간 아퀼라니 이적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간혹 소속 클럽의 너그러운 주급이 너무 만족스러워 한 경기도 안 뛰어도 행복한 선수들이 있는데 아퀼라니도 그 돈을 포기하기 힘들어하는 것 같다.
언론들이 아퀼라니가 피오렌티나로 이적할 것 같다고 보도하자 선수의 에이전트는 발빠르게 라디오에 출연해 그렇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리버풀에서 행복하다는 형식적인 이유를 대긴 했으나 피오렌티나가 아직 제안을 하지도 않았고, 만약 이적한다면 유벤투스나 밀란 때처럼 임대가 아니라 완전 이적을 해야하는데 피오렌티나가 감당할 수 없다는 상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이는 영국 언론들의 보도와 반대의 설명인데 만약 선수가 여러 클럽과 협상 중이라면 더 나은 조건을 얻어내기 위한 수사에 불과할 것이다.
또 에이전트는 아퀼라니가 안 떠날 것처럼 말하면서도 언제나처럼 어떤 일이건 일어날 수 있다며 커다란 단서를 남겼고, 선수 자신이 며칠 전에 리버풀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자기 생각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즉 클럽의 생각이 선수를 파는 것이라면 어쩔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피오렌티나는 바르가스와 아퀼라니를 바꾸는 방안을 제시했다고도 하는데 바르가스의 주급이 높지 않다면 생각해볼만한 거래로 보인다.
아퀼라니는 그동안 이탈리아로 가고 싶어 갔던 게 아니며 라파 베니테스가 떠난 후 후임 감독들이 자신을 써보지도 않고 등을 떠밀었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그 이면의 진실은 아퀼라니가 레알 마드리드로 간 알론소의 대체자 격으로 영입되면서 결코 그 정도의 활약을 하지 못했다는데 있을 것이다. 리버풀에서는 물론 그는 고국의 최고 클럽들에서 2년간 임대 생활을 하면서도 그 클럽들의 완전한 믿음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최정상 선수들의 주급을 받는다. 실력과 주급 간의 불일치는 리버풀의 미국 구단주들이 빨리 고치고 싶어할 부분이고, 두 번의 미국 투어 경기는 아퀼라니가 여전히 현 주급을 받을만한 선수가 아니라는 감독의 생각에 근거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리버풀 매니징 디렉터 이안 에어는 스완지와 조 앨런 영입 협상을 계속 진행 중이며, 아퀼라니 이적 협상이 끝나면 조 앨런 영입을 빨리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15m 파운드를 스완지에 주면 데려올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이적료를 덜 쓰기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토트넘으로 간 길피에게 토트넘에서 제시한 만큼의 주급을 줄 수 없었던 로저스가 조 앨런에게는 토트넘보다 더 많은 주급을 제시할 생각이 있다고 하는데 처음부터 길피보다 앨런을 더 원했기 때문인지 그만큼 앨런의 가치가 높은 것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