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 S8A 구입기
올해 초 Gboard 시리즈로 S8, S9라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출시했던 한성에서 며칠 전에 S8A라는 신제품을 내놓았다. 그렇지 않아도 8~10인치 사이의 태블릿을 하나 구입하려고 생각하던 차였고, Teclast사의 제품들, 예를 들어 P85 구매에 거의 손이 가던 찰나 이 제품이 나왔다.
애초에 한성의 태블릿에 관심이 별로 없었다. 구매 전 몇 주 정도 여러 관련 커뮤니티에 가입해서 분위기를 파악하고, 여러 기기의 중고 시세도 살펴보았다. 아이패드를 사면 좋겠지만 뉴아이패드까지 나온 마당에도 중고 아이패드1 가격이 아직도 20만원을 넘는 터라 가격 때문에 망설여졌다. 안드로이드 계열에서는 중국에서 나온 소위 '저가' 패드들이 상상 이상으로 많았는데 아무래도 AS가 걸렸다.
가격을 최대 20만원 초반으로 잡고, AS를 고려하니 선택지는 거의 없었다. 더구나 사는 이유가 논문을 보기 위한 용도였기에 크기가 너무 작아도 안 되었다. 하지만 많은 이용자들이 주요 평가 대상으로 삼는 게임은 전혀 관심사가 아니라는 점은 다행이었다. 여하간 전자책 보기엔 S8이 해상도가 높고 좋다고 하길래 비록 AA10이라는 다른 CPU를 썼지만 S8A의 패널도 비슷하리라 기대하고 주문해보았다.
재밌는 건 아무리 보아도 내가 S8A의 첫 구매자 같다는 거다. 왜냐하면 내가 사는 시점에서 옥션에서 두 곳, 11번가에서 한 곳에서 팔고 있었는데 19만원 대의 최저가로 파는 옥션의 상품 페이지에서 내가 제일 먼저 샀기 때문이다. 아까 오전에 확인하기로 아직 판매수량은 4였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구매기는 볼 수 없었고, 한성에서도 딱히 뉴스 보도자료도 내놓지 않고 홈페이지에도 별로 구매에 도움될 이야기가 없다.
무슨 종류건 태블릿을 산 건 처음이고 그런 면에서 아무도 사지 않은 제품에 도전한 게 무모했는지 모르지만 몇 시간 만져본 결과는 그럭저럭 쓸 만하다는 거다. 조만간 듀얼코어 제품들이 대세를 이룰 예정이라곤 하지만 안정화가 되려면 몇 달의 시간은 필요할 것 같아 무난한 제품이라 생각하고 이걸 골랐는데 확실히 싱글코어라 그런지 약간의 답답함은 초심자인 나로서도 느끼게 된다.
우선 주목적인 논문 pdf 파일을 몇 개 열어본 결과 파일 여는 속도에는 큰 불만이 없다. 다만 60메가가 넘는 파일을 열 때 괜찮은 어플이라 생각한 ezpdf조차 시간이 좀 걸렸다. 어도비 pdf에서는 그나마 잘 열렸다. 대부분의 10메가 이하 파일들은 쉽게 빨리 열어볼 수 있다.
화면 해상도는 S8과 동일한데(같은 패널인지는 모르겠다) 제일 처음 켰을 때의 느낌은 뭔가 아쉬웠다. 가능하면 IPS 패널 제품을 써보고 싶었는데, 역시 IPS가 아니다보니 시야각이 안 좋았다. 하지만 대부분 똑바로 쳐다보고 사용할테니 문제는 아니다. 논문의 글씨는 잘 보인다. 이 정도면 pdf 읽는 기계로서는 적절했다.
AA10이 고화질 동영상도 잘 돌린다기에 720p 영상을 넣어서 돌려봤는데 잘 돌아갔다. 하지만 MX 플레이어로 돌릴 때 얘기고 역시 괜찮다고 하는 Dice 플레이어에서는 720p는 물론 480p mkv 파일을 재생할 때도 오류가 났다. 기계문제인지 ICS 안정화 문제인지 모르겠다. 동영상 화질은 봐줄만하다 정도지만 화면이 작아서 그런지 구입한지 최소 6년은 지난 내 PC 모니터 화질만 못 한 게 아닌가 싶다(조금 더 여러 파일을 돌려보니 파일 자체의 화질도 중요한 변수다. 고화질 영상은 고화질로 재생된다). 스피커 사운드는 괜찮았다.
처음 켰을 때 배터리는 70몇 퍼센트 정도 있었다. 와이파이를 연결하고 여러 어플을 받고 설치하는 동안에는 분명히 USB로 충전중인데도 충전량이 늘어나지 않았다. 처음엔 몰랐는데 확실히 와이파이에 연결한 상태일 때는 배터리 소모량이 많은 것 같다. 나중에 와이파이를 끄고 충전하니까 충전량이 늘어났다. 하지만 USB 충전으로는 느릿느릿하게 충전된다. 아직 충전기는 안 써봤다.
이것저것 해봐야겠지만 천천히 할 예정이다. 사진은 다음에 글 쓸 때 이 글에 첨부하거나 다른 글로 써보겠다. 참, 무게감은 좀 있다. 두께도 역시 약간은 두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