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이 네덜란드 클럽 헤렌벤과 모로코 대표팀 선수인 오사마 아사이디의 영입을 완료했다. 지난 주 조 앨런을 영입한 이후 모든 관심은 레알 마드리드의 누리 사힌과 바르셀로나의 테요의 임대 영입에 쏠려 있었다. 이안 에어가 스페인에 날아가 그 선수들에 대한 협상을 했고, 로저스도 목요일 인터뷰에서 48시간 이내 한두 명의 선수 영입을 기대한다고 하면서 사힌과 테요 중 하나 혹은 둘이 토요일까지 오는가보다라고 누구나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실제로 온 선수는 헤렌벤의 아사이디이고, 테요는 바르셀로나와 재계약을 맺을 것 같다는 전망이 나오고, 사힌의 경우 클럽에서는 리버풀에 보내고 싶어하지만 선수는 아스날로 가고 싶어한다고 한다.
아사이디가 깜짝 영입인 만큼 로저스가 계속 강조하듯이 보이지 않게 선수 영입을 추진하는 리버풀 사람들이 또 어떤 예상치 못한 선수를 데려올지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아사이디의 영입은 여러 가지 추측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우선 네덜란드 언론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리버풀은 원래 바르셀로나의 아펠라이를 데려오려고 했다. 하지만 선수가 리버풀행을 꺼리자 아사이디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그런데 테요가 유사 포지션을 소화할 선수라고 한다면 아사이디 영입은 테요 딜의 끝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러나 테요는 임대를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완전 영입에 비해 금전적으로 덜 부담스럽다. 그러므로 가능하다면 아사이디 영입에도 불구하고 성사될 수 있다. 옵션은 많을 수록 좋으니까.
하지만 풀럼이 10m 파운드를 이적료로 요구하는 뎀프시에 대한 관심은 끝날지 모른다. 아약스 감독 출신인 풀럼의 마틴 욜은 공교롭게도 리버풀과 마찬가지로 아사이디를 노렸다고 알려졌는데 선수를 리버풀에 놓친 셈이 되었고, 리버풀의 관심 때문에 뎀프시가 태업을 한다며 분노의 인터뷰까지 날렸다. 그러나 리버풀은 여름 초반에 관심을 보인 이후 실제로 영입 제안을 하지 않았다. 그 때에도 리버풀이 뎀프시에게 관심을 가진 것은 맞지만 급하게 영입하려고 애쓰는 건 아니라고, 또 8월 막판에 기회가 있으면 영입 시도를 할 거라고 알려져 있긴 했다.
아사이디의 이적료는 네덜란드 언론에서 4m 유로 가량으로 보도되었다. 파운드는 3백만이 조금 넘는 정도다. 뎀프시의 이적료로 풀럼이 원하는 금액에 비한다면 1/3에 불과하다. 나로서는 이 정도라도 쓸 여지가 있었다는 게 놀랍다. 이미 보리니와 앨런 영입에 26m 파운드 가량을 썼기 때문에 사실상 남은 이적 자금은 거의 없다고 봐야하기 때문이다.
리버풀에 이적 자금이 없다는 건 전 감독 케니 달글리쉬 시절부터 계속 드러난 부분이다. 해임되기 얼마 전 케니는 리버풀이 이번 여름에 쓸 돈이 있다고 밝혔다. FA컵 상금, 라울 메이렐레스 판 돈, 상업적 수입 등이 그 출처인데 대략 20m 파운드로 추측되었다. 그렇다면 보리니, 앨런 영입에 다 소진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근 인터뷰들에서 구단주 측에서는 클럽이 버는 만큼 써야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고, 감독 로저스는 아주 직접적으로 이적 자금이 없음을 밝혔다. 정확히 말하자면 구단주 측에서 별도로 지원해주는 자금이 없다는 거다. 이번에 아사이디 영입을 위해 비교적 적은 금액이나마 또 사용했으므로 앞으로 뎀프시건 누구건 데려올 가능성이 생기려면 리버풀에서 누군가 떠나야한다.
어제 로저스가 한 말 중에 의미심장한 건 리버풀에 이적 자금이 예산으로 잡혀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 한두 명의 영입을 위해선 원래 있던 선수 한두 명이 나가야했다는 부분이다. 보리니, 앨런을 데려오는 과정에서 카이트, 막시 로드리게스, 벨라미, 아퀼라니, 아우렐리오 등 대개 고연령 고주급인 선수들이 대거 정리되었다. 이 선수들을 통해 얻은 이적료 수입은 카이트의 1m 파운드가 전부로 보이지만 주급 부분에서는 큰 여유을 갖게 되었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8월이지만 리버풀이 앤디 캐롤, 다니엘 아거 혹은 찰리 아덤을 팔지 않는 한 사힌, 테요와 같이 임대의 형태로만 영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아거의 이적 여부가 관건이지만 수비라인 보강에 대한 추측 보도조차 없는 게 의문이긴 한데 그렇다면 로저스는 일단 현재 선수들을 믿어보기로 한 것 같다. 사힌은 추가되면 좋은 거고 없어도 미드필더는 넘치기 때문에 이대로 이적 시장이 끝날 수도 있겠다.
프리미어 리그 개막 경기를 앞두고 이틀 정도 웨스트 브롬의 신임 감독이자 전 리버풀 코치인 스티브 클락과 로저스 감독의 미묘한 신경전이 엿보였다. 클락은 로저스가 자기 덕에 첼시에서 일했고 현재 리버풀 감독 자리까지 간 뉘앙스로 말했고, 로저스는 클락이 리버풀 코치였어도 현재 팀은 자기의 철학으로 다시 만들어졌기 때문에 클락이라고 특별히 현재의 리버풀에 잘 대처할 수는 없을 거라는 의미의 말을 했다. 확실히 대부분 같은 선수들이라도 누가 감독이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팀이 되곤 한다. 하지만 유로 2012, 올림픽의 여파로 로저스가 자신의 팀을 만들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 그럼에도 벌써 자기 팀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자신하는 로저스의 말이 사실인지는 곧 증명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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